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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조선 실사' 못믿겠다는 수출입은행 수은 "삼정의 실사보고서, 재검증 차원"…업계 "상식 밖 행동"

안경주 기자공개 2015-09-18 08:34:33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7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주도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입은행이 별도의 실사단을 파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대우조선 실사는 산업은행이 주관사로 선정한 삼정회계법인이 지난 7월부터 진행해 이달 말 실사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달 초 삼일회계법인을 선정, 삼정회계법인이 작성하는 실사보고서 검증에 나선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 최대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이달 초 삼일회계법인을 선정, 대우조선 본사에 실사단을 파견했다. 실사단은 삼정회계법인이 작성한 실사보고서를 검증할 예정이다.

통상 두 곳 이상의 회계법인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실사를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별도의 실사단을 파견해 실사보고서를 검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삼정회계법인이 내놓는 실사보고서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별도(삼일회계법인)의 실사단을 파견했다"고 말했다. 별도 실사단에 소요되는 비용은 대우조선(사주)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선 수출입은행이 산업은행 주도의 실사보고서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검증'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사실상 산업은행 주도로 나온 실사보고서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과정에서 그동안 산업은행이 정보 공유를 잘하지 않았던 태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했던 실사 사례가 수출입은행의 상식 밖 행동을 촉발시켰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3년 안진회계법인을 선정, STX조선 실사를 진행했다. 당시 2조7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 STX조선을 경영정상화할 계획이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추가 부실이 드러나면서 1조8000억 원을 더 투입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은 안진회계법인 외에 삼일회계법인을 추가로 선정해 전면 재실사를 실시했다.

A은행 관계자는 "STX조선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과 6개월 만에 실사 결과가 바뀌는 일이 생겼다"며 "당시 산업은행 주도로 실사가 진행됐던 만큼 수출입은행이 (실사 결과에) 불신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 실사 주관사 선정 때부터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있는 삼정회계법인을 제외하고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복수의 회계법인 선정 가능성이 관측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다만 실사보고서 검증에 나선 수출입은행의 행동은 상식 밖이라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주관사 선정 때부터 복수의 회계법인을 뽑는 것이 옳았다는 것이다.

B은행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의 별도 실사단 파견은 '실사보고서 검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오는 실사보고서를 믿고 채권은행간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수출입은행의 태도로) 신뢰성에도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의 상식 밖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과거 SPP조선 실사 과정에서도 수출입은행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비슷한 요청을 했다. 오히려 실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이 삼일회계법인이었지만 내부의 다른 팀을 통해 검증하자고 했던 것. 결국 우리은행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이 같은 태도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C은행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의 경험 등을 고려할 때 수출입은행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며 "실사보고서를 못믿겠다는 것은 향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간 협업을 이끌어내는데 방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지양해야 할 태도"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께 나올 전망이다. 자산 가치, 채무 규모, 현금 유동성 등 재무현황과 함께 경영정상화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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