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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현대百, 엇갈린 시내면세사업 행보 1차 입찰전 점수, 재도전 결정에 큰 영향…그룹 전략·면세법인 주주구성도 달라

장지현 기자공개 2015-09-24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3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오는 10월 진행되는 2차 시내면세점 입찰전 참여와 관련해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신세계는 '재도전', 현대백화점은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다. 두 업체는 지난 7월 열린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심사에서 나란히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신세계그룹은 22일 신세계DF법인을 통해 시내면세점 후속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서울과 부산지역에 특허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세계DF는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강북의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제안하고 부산지역에는 세계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에 특허신청을 내기로 했다.

반면 현대백화점 측은 "현재로서는 참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찾은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역시 이 자리에서 "면세점 사업은 당분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 7월 서울 신규 시내 면세사업자 입찰전에 참여했다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당시에는 두 기업 모두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사활을 걸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두 업체 모두 롯데그룹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힘입어 시내면세점 사업권 쟁탈전에 다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서울 지역의 경우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이 11월 16일,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이 각각 12월 22일과 31일에 특허가 만료된다. 관세청은 오는 25일까지 11~12월 사이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3곳·부산 1곳 면세점에 대해 특허 신청을 받고 있다.

'재도전' 기회를 두고 두 기업의 행보는 엇갈렸다. 업계에서는 지난 7월 입찰전에서 받은 심사 평가 점수가 재도전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 7곳 가운데 신세계DF는 775점으로 4위를 기록했고 현대DF는 762점으로 최하위였다. 두 업체간 점수차는 크지 않지만 현대백화점 입장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서 2차 입찰전에 다시 참여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신세계는 당시 3위를 기록한 롯데면세점(790점)과 순위가 1계단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시내면세점 사업을 위해 각 그룹이 만든 신세계DF와 현대DF 법인의 주주 구성 차이도 한몫을 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신세계DF는 ㈜신세계가 100% 출자한 회사다. 이 곳에는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뿐 아니라 계열사인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 직원 등 그룹 내에서도 면세사업에 잔뼈가 굵은 전문인력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현대DF는 지난 5월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며 한무쇼핑이 20%, 모두투어·엔타스듀티프리·서한사·현대아산 등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0% ㈜신세계 소속인 신세계DF가 주주구성이 다양한 현대DF에 비해 시내면세점 입찰과 관련해 의사결정 및 준비작업이 수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틀에서는 그룹 차원의 전략 차이도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에 대한 입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각 그룹이 선포한 비전을 살펴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업 이외의 사업 영역 진출, 신세계그룹은 유통사업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0월 6월 창립 39주년 기념식에서 신규업태에 대한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융, 건설, 환경, 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내용의 '비전2020'을 선포했다.

이 같은 전략에 맞춰 현대백화점그룹은 2011년 현대LED(조명), 2012년 한섬(의류), 2013년 현대리바트(가구)를 인수했다. 지난해 초에는 렌탈업계 3위인 동양매직 인수전에, 하반기에는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위니아만도 인수를 추진했다. 올 들어서는 렌탈·케어사업 진출을 위해 '현대렌탈케어' 법인을 신규 설립했다. 현재는 콘크리트 펌프 트럭과 소방차, 타워크레인 생산 전문업체 에버다임과 물류업체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상대적으로 기존 유통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비전2023'은 복합쇼핑몰·온라인몰 등의 확대를 통해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4000억 원, 고용 17만 명 달성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신세계그룹은 내년부터 차례로 문을 열 하남, 고양삼송, 청라, 안성, 대전 복합쇼핑몰 등 10여개의 라이프스타일 센터를 열 예정이다. 최근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포함한 도심형 복합쇼핑몰을 건립을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번에 또다시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시내면세사업에 대한 의지를 정부 측에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추가적인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예상되는데 꾸준히 성의를 보인 신세계그룹이 이 자리를 가져가는데 유리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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