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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끝난 참엔지니어링의 고민 [thebell desk]

이승호 차장(벤처투자팀장)공개 2015-10-05 08:22:33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2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FPD 리페어시장 점유율 65%로 세계 1위이고, 주요 고객사가 삼성전자, BOE 등 글로벌 기업인데 이런 회사를 못 믿으면 도대체 어떤 기업을 믿고 거래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참엔지니어링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김광무 대표의 한탄이다. 참엔지니어링은 최근 평판디스플레이(FPD) 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신규 수주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경쟁사인 일본 브이텍 시장점유율의 2배 수준인 6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다. 9월말 현재 수주잔고는 6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200억원으로, 전년 840억원 대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견실한 기업인 참엔지니어링은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수주잔량이 늘어날 수록 운전자본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중 수출비중이 80%에 이른다. 주요 거래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대만, 일본업체들이다.

장비 수주가 이뤄지면 국내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공급가격의 40%를 선수금으로 주고, 제품이 공급되면 잔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대만과 중국 등 해외 수출의 경우 선수금 구조가 없다. 제품이 발주되면 참엔지니어링이 자체 자금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수출을 위해 제품을 배에 선적하면 그때 전체 금액이 일시에 지급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참엔지니어링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로 높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평상시 같았으면 큰 문제가 아니다. 금융권에서 구매자금 한도를 상향하면 된다. 주요 거래처의 신용도가 워낙 좋기 때문에 얼마전 까지만해도 모든 은행들이 돈을 가져다 쓰라고 난리였다.

올해들어 참엔지니어링은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한인수 전 회장 등 전·현직 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들의 횡령·배임 등의 이슈가 불거졌고, 한국증권거래소는 이 회사의 주식거래를 정지시켰다. 상황이 이렇게 급변하자 은행들도 돌변하기 시작했다. 서둘러 대출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서류심사를 통해 구매자금 한도도 급격히 낮췄다. '해 뜰때 우산 주고, 비오면 뺏어간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참엔지니어링은 우여곡절 끝에 최종욱 대표측이 경영권을 확보하며 빠른 속도로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 양측의 공방은 이제 법정에서 가려지는 수순만 남았다.

참엔지니어링 임직원들은 동요 없이 '이제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고 안도하고 있다. 해외 고객사들도 경영권 분쟁이 해결되자 이 회사의 기술력을 믿고 핵심장비들을 다시 발주하고 있다. 물론 회사가 안정화 되었는지 구매팀을 한국으로 급파해 상황을 살펴본 이후의 일이다.

아직 눈치를 보는 곳이 남아있다. 금융권이다. 경영권 분쟁이 끝난 상황임에도 주권거래 정지 등 서류심사를 이유로 이 회사의 구매자금 한도를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월드클래스 300, FPD리페어장비 시장점유율 65% 세계 1위, 수주잔량 600억원, 금융감독원 지정감사인 선정. 서류심사만 믿고 신뢰하는 금융권은 이정도 팩트면 도와줘야 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을까. 금융권의 전향적인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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