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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하림, 3분기 적자전환 공급과잉 판매가 하락, 팬오션 인수 재무부담 노출

길진홍 기자공개 2015-11-19 08:26:42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8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육계업 시장 큰 손인 하림이 작년에 이어 올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복날 등 계절적 특수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이 손실로 이어졌다.

하림은 잠정 실적 공시를 내고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201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76%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적자를 기록했다. 전 분기대비 매출은 6.7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하림 실적
<자료: 전자공시>

매출 감소는 공급과잉 심화에 따른 판매가 하락에서 불거졌다. 하림에 따르면 3분기 육계업 시장은 공급량이 몰리면서 판매단가가 예년에 비해 100원 이상(생체 1kg 기준) 하락했다. 판매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처분 단가가 하락하면서 매출감소로 이어졌다.

판매단가 하락은 결국 영업적자를 가져왔다. 사료 등 원가를 감안하면 생계 1kg 당 생산원가는 1400원대 후반이다. 최소한 1500원에 팔아야 이윤을 남길 수 있다. 3분기 중 판매단가는 1300원 이하로 떨어졌다. 역마진이 불거지면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외 부문에서도 90억 원가량 환손실이 발생했다. 하림은 계약 농가 사료 공급을 위해 미국에서 옥수수와 대두 등 사료 원료를 수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3분기 순손실 규모가 88억 원으로 불어났다.

4분기에도 공급과잉 여파로 육계 판매가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 하림 역시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양계산업은 기업 계열화가 완료돼 있다. 민간 기업이 농민에게 하청을 줘서 닭을 기른다. 하림 등 육계 유통사들이 농민들에게 병아리와 사료를 댄다. 병아리를 키운 농민들이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다수 유통사가 종계 운영부터 종란의 생산, 부화, 사육, 도계, 가공, 유통 등 육계 생산 전 단계에 걸쳐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산지 육계가격
<자료: 대한양계협회>

사실상 양계 수급조절 권한이 하림을 비롯한 동원, 사조, 체리브로 등 민간 기업에게 있다. 이들 기업은 최근 공급이 넘쳐나는데도 치킨게임식 물량공세를 벌이고 있다. 하림은 전북 정읍 도계공장 증축에 이어 2017년 말까지 600억 원을 들여 익산 도계공장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동우, 사조 등도 지방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당분간 생계 가격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판매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하림의 재무구조는 당분간 양호한 구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5년 5월 말 기준 하림의 총 차입금은 2689억 원으로 유산스차입금 957억 원, 금융권 차입금 1432억 원, 회사채 3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1 년 이내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는 2420억 원이다. 한기평은 유산스의 경우 하림의 안정된 사업기반을 감안할 경우 원활한 회전운영이 가능하고, 현금성자산도 853억 원으로 유동성 대응 능력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림을 둘러싼 계열사 환경은 밝지 않다. 그룹의 팬오션 인수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인수대금 대부분을 조달한 제일홀딩스가 순수 지주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차입금 상환과 배당금 지급 등 재무적인 부담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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