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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 [thebell desk]

김용관 CM팀장공개 2015-12-02 09:47: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1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가 숨겨진 발톱을 드러내며 야성을 되찾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올 1~3분기 당기순이익은 19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6%(1029억원) 급증했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 중 2위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지주 자회사 편입 이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주 기여도는 지난해 4.6%에서 올해는 9.1%로 4.5%포인트 증가했다.

올 상반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 10.5%에 이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10.8%를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해 전체로도 지난해(5.2%) 두 배 수준인 10%대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대형 증권사의 올해 연간 ROE가 6~9%대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남부럽지않은 성과를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가 내년에도 이어질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당국의 방향은 증권사의 대형화를 통한 적극적인 실물경제 지원이다. 그 중심에는 KDB대우증권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출사표를 던졌다. 수년간 변죽만 울렸던 KB금융지주도 일찌감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재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5곳에 불과하다. NH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기업대출, 지급보증, 어음할인 등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함께 헤지펀드와 관련된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9000억원대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마무리하고 3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KDB대우증권 인수와 상관없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KDB대우증권까지 인수하게 되면 자기자본이 7조5000억원대로 급증하게 된다.

3조2000억원대의 자기자본을 가진 한국투자증권 역시 마찬가지 상황.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동시에 국내 증권사 중 압도적인 1위에 오르게 된다. 불황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투자증권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KB금융지주도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극적인 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비은행 계열의 수익 비중을 높이겠다는 판단에 따라 그간 다양한 경로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계열 증권사인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014년 기준 58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메리츠종금증권마저 신한금융투자를 앞지를 태세다. 최근 5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2020년까지 자기자본을 2조5000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익성이 워낙 탁월해 2020년 이전에 대형화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변화의 바람에서 스스로 물러서 있다. 대우증권 인수전도 남의 일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9월말 현재 2조5000억원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에 못미친다. 그래서 프라임브로커 업무는 물론이고 다양한 수익 창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ARS 강자가 된 이유도 헤지펀드 관련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그간 여러번 신한금융지주에 자본금 증자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추가 출자를 하려면 이에 상응하는 수익 즉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보장돼야 하는데 증권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번번이 거절했다. 하지만 10%에 달하는 ROE를 보면 수익성이 낮다는 핑계는 적절치 않아보인다.

문제는 신한금융지주에서 생각하는 신한금융투자의 역할이다. 신한금융지주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신한금융투자의 경쟁자는 NH투자증권이나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아니다. 하나금융투자, KB투자증권 등 은행계 증권사들만을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는 듯하다.

결국 증권사로 기능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사는 생태계는 증권업이 아니다. 신한금융지주를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자본금 확충에 즉각적으로 나서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무런 움직임도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야성을 드러낸 신한금융투자가 살아 가야할 생태계는 안전한 동물원이 아니다.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정글이다. 그곳에서 최상위 포식자의 위치에 오르기엔 여전히 체력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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