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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형 최강자, '막강' 계열사 덕봤다 [퇴직연금시장 분석] ⑤DB형 비중 70%대 밑으로 위축...5년 수익률 연평균 3.32%

최은진 기자공개 2016-02-15 09:44:4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4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확정급여형(DB) 제도의 강자는 여전히 삼성생명과 HMC투자증권이다. 이들 두 회사는 계열사 물량을 적극적으로 끌어 모으며 시장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융당국이나 정치권 등에서 계열사에 퇴직연금을 몰아주는 행태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저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해 DB 적립금을 대폭 늘렸다. 퇴직연금 상위사업자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비교적 도입 절차가 간편한 DB 마케팅을 대기업 중심으로 펼쳐나가며 대규모 자금을 모았다. 반면 유안타증권·대신증권·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업권 사업자들은 역성장을 나타냈다. 이들 증권사는 퇴직연금 사업이 거의 유명무실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 삼성生·HMC證 높은 계열사 의존도

4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86조 3355억 원으로 전년대비 10조 8076억 원, 14.3% 증가했다. 총 적립금 내 비중은 68.6%로 처음으로 70%대가 깨졌다.

DB 적립금 운용 5년 수익률은 연평균 3.32%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메트라이프생명으로 4.59%로 집계됐다. 이어 하나대투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3.86%, 3.75%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수협중앙회와 한국산업은행은 전체 평균치를 하회하는 2.68%, 2.69%로 나타났다.

DB제도는 기존 퇴직금 제도와 비슷한 유형으로, 근로자 개개인에게 운용지시 등을 받지 않고도 기업과 금융사만의 계약으로도 도입이 이뤄질 수 있다. 적립금 운용 지시 등도 기업 담당자가 결정해 계약 금융사에 통보만 해주면 된다. 따라서 도입절차가 간편하고 관리 측면에서도 비교적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어 퇴직연금 제도가 막 도입된 초창기 대부분의 기업들이 DB를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시장의 절대적인 파이를 가지고 있는 DB제도의 지위는 근로자 수급권 보장, 개개인 맞춤 운용 등의 니즈에 따라 중심축이 DC 쪽으로 옮겨가며 위축되고 있다. 아울러 퇴직연금 제도를 선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 DB제도를 축소해야 한다는 당국의 정책적 의지도 DB 위축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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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DB제도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강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퇴직연금 사업자가 있다. 바로 삼성생명과 HMC투자증권이다. 삼성생명은 자사 총 적립금의 86.4%가, HMC투자증권은 이보다 더 높은 98.5%가 DB적립금이다. 두 회사는 나란히 DB 기준 적립금 최다 보유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점유율은 각각 19%, 8.5%다. HMC투자증권의 경우에는 지난해 DB적립금을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많은 1조 원 가까이 끌어 모았다.

이들 두 회사의 탁월한 사업 성과는 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계열사를 등에 업고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두 회사의 총 적립금의 계열사 의존도는 삼성생명이 54%, HMC투자증권이 87%다.

DB제도에 국한돼 보자면 의존도는 각각 62%, 88%로 더 확대된다. 보통 계열사 퇴직연금 자금을 받아올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간편함이다. 근로자 개개인의 의견을 반영하다보면 타 금융사로 이탈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고자 DB제도를 선호한다.

금융당국과 정치권 등은 삼성생명과 HMC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사업 행태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퇴직연금 시장 내 건전한 경쟁을 헤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려면 노사 합의가 필요한데, 각 회사 별 노사가 합의해 계열 금융사를 사업자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도 퇴직연금 만은 제재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 HMC투자증권과 삼성생명은 대표적으로 계열사 퇴직연금 자금으로 사업을 이어나가는 사업자다"며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했으나 결국 다 무산돼 공시 등 자율규제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 우리·신한銀, 대기업 DB 유치…유안타證 적립금은 반토막

지난해 가장 많은 DB 적립금을 끌어모은 사업자는 HMC투자증권, 우리은행, 신한은행, 삼성생명 순이다. HMC투자증권은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9878억 원을 쌓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8606억 원, 7911억 원을 확보했다. 삼성생명은 7675억 원을 모았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사업자 중 대형기업과 가장 많은 계약을 맺은 사업자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근로자 1000명 이상 대형기업 203곳과, 신한은행은 212곳을 관리하고 있다. 이는 퇴직연금 사업자 중 독보적 1위 삼성생명의 205곳에 버금가거나 많은 수준이다.

대형기업은 보통 퇴직연금 상당부분을 DB형으로 가입한다. 많은 근로자를 일일이 개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편한 관리를 위해 DB를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DB 실적을 상당부분 쌓을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의 DB 실적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유안타증권은 보유 적립금의 절반인 90억 원이 빠져나갔다.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각각 55억 원, 54억 원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증권사들은 증권업권 내 순위도 하위권으로 퇴직연금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 퇴직연금 부서도 유명무실한 상황이고 인력 역시 최저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인프라 등이 뒷받침 돼 줘야 하는데 라이선스만 받아놓은 사업자들이 몇몇 있다"며 "그런 사업자들은 자금 이탈 등 자연도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B 적립금 운용 5년 수익률은 연평균 3.32%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메트라이프생명으로 4.59%로 집계됐다. 이어 하나대투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3.86%, 3.75%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수협중앙회와 한국산업은행은 전체 평균치를 하회하는 2.68%, 2.6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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