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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은 케어젠, 발행사·주관사만 흡족 무리한 공모가 산정..케어젠 1728억원 확보, 현대證 수수료 50억원 넘어

이길용 기자공개 2016-03-02 11:24:05

이 기사는 2016년 02월 26일 06: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어젠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은 스타 중 하나다. 바이오 사업을 영위할 뿐만 아니라 화장품 시장에도 진출해 실질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과욕을 부리면서 상장 이후에는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올해 1월에는 바이오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공모가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내 하락세를 나타냈다. 공모가를 무리하게 결정하지 않았다면 공모주 투자자들도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염두에 없었던 케어젠은 발행사와 주관사만 행복한 딜이 되었다.

케어젠은 지난해 11월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케어젠은 공모가를 11만 원으로 결정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8만~9만 원) 상단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신주 모집으로만 공모 구조를 짰던 케어젠은 당초 예상 됐던 1296억~1458억 원을 넘어선 1728억 원을 상장으로 손에 얻었다.

케어젠 상장 후 주가 추이

케어젠은 수요예측 흥행을 근거로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과욕을 부렸다. 당시 수요예측 경쟁률은 833.46대 1을 기록했다. 12만 원 이상에 전체 주문 물량의 70%가 몰린 만큼 11만 원에 공모가를 산정하더라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케어젠과 주관사 현대증권의 설명이다.

다만 기관투자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해 6월부터 투자일임사, 부동산신탁사도 IPO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만큼 투자자의 질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등 장기 투자가 어려운 곳들은 많은 공모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소위 가격을 지르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이익 실현을 위해 상장 후 곧바로 매도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 주가 관리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결국 기관투자가들의 우려대로 케어젠의 주가는 상장 후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2월 밴드 상단이었던 9만 원대가 일시적으로 무너지기도 했다. 같은 기간 공모가를 높게 결정했던 더블유게임즈와 함께 케어젠이 지난해 말 공모주 시장 한파를 몰고 온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케어젠은 2001년 바이오기술 기반의 암진단칩 개발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매출이 지지부진하자 바이오기술을 이용한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을 개발해 성장세를 탔다. 지난해 순이익은 201억 원으로 전년 142억 원보다 42%가량 성장했다. IPO 시장에서 핫한 바이오와 화장품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만큼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연초 중국시장이 무너지면서 증시가 흔들려 성장성을 보유한 바이오주에 자금이 몰렸다. 케어젠도 이로 인한 수혜를 입어 연초 공모가 11만 원을 넘어선 최고 13만 원까지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주가 상승세를 반납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25일 종가는 10만 4500원을 기록했다.

케어젠이 공모가를 높게 산정하면서 상장 후 3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공모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다만 발행사와 주관사는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케어젠이 지난해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을 당시 예상했던 공모 규모는 12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공모가가 11만 원으로 결정되면서 케어젠은 1700억 원의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어젠 정용지 대표의 사업에 대한 욕심이 많다는 이야기는 소문으로 들었다"며 "한 번에 대규모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IPO에서 투자자들을 고려하지 않는 의사결정을 하면서 자신의 욕심만 채웠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관사인 현대증권도 케어젠 한 건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케어젠의 IPO 수수료율은 300bp. 현대증권은 이 딜 하나로 53억 4600만 원을 챙겼다. 현대증권이 2015년 주식자본시장(ECM) 시장에서 올린 수수료 수입 77억 원의 약 7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케어젠은 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2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릴 정도로 기술력과 수익 창출력을 가진 보기 힘든 회사"라며 "다만 무리한 공모가 산정으로 주가는 공모가를 하회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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