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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성장 시대, '확장' 아닌 '생존' 전략 필요"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주원 현대硏 경제연구실장 "2%대 성장률 익숙해져야, 경영내실화 방점"

정호창 기자/ 김경태 기자공개 2016-03-30 09:11: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9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이제 2%대 성장에 익숙해져야 한다. 초저성장 시대에 걸맞게 '확장'이 아닌 '생존' 중심의 경영전략을 수립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국내 잠재성장률이 사실상 2%대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 수립 기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중장기적 목표를 '성장'보다 '내실'에 두고 주력 사업의 역량과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저성장 시대의 험한 파고를 넘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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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원구원 경제연구실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9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5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3%를 밑돌 전망이며, 중장기 잠재성장률 역시 2%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 실장은 '新 3低시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포럼에서 '新 3低시대와 한국 경제의 향방'에 대한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한국은행과 공공 연구기관들이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하고 있지만, 한두 달 내에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내 경기 동향 등을 감안하면 올 경제 성장률은 2%대 후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저금리·저유가·저환율(원화 약세)을 의미하는 '3저 현상'에 대해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설명하며 "과거에는 3저 현상이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향이 짙었으나 최근에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기조가 국내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여러 경기지표와 산업 동향 등을 감안할 때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돌입한 것은 분명한 만큼 정부와 우리 기업들이 적절한 대응방안과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다.

주 실장은 "수출과 소비 부진으로 제조부문의 재고가 늘고 있고, 각종 선행지수들 모두 부정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내 경기의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2020년까지 중장기 잠재성장률이 2% 중후반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처럼 초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만큼 우리 기업들에겐 이제 확장이 아닌 생존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며 "살아남아야만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에게 "내수 틈새시장에 대한 마케팅 강화를 통해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고 비용절감 노력 등을 통해 경영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력 부문에 대한 사업역량과 핵심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것도 주문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을 오해해 잘못된 접근을 하고 있는데 핵심사업은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다"며 주력 사업과 시장 사수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시장 상황과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 주 실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모두가 부정적으로 보는 때가 바로 경기회복 시점일 수도 있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정부에 대해서는 다소 쓴 소리를 했다. 그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정부가 경제정책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선제적 추경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확고한 경기 전환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 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활용 가능한 정책을 시행해 추세 전환을 시도하는 게 낫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발표 전문>

과거에는 3저 현상이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의 3저 기조는 기업이나 국가 입장에서 반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이슈는 신흥국의 자금 유출과 연결된다. 양적완화가 종료되고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시기 신흥국의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경향이 일부 나타났다. 하지만 당초 우려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낮추고 있다. 현재 분위기를 감안하면 미국 금리가 오른다해도 상승폭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정책은 선제적이 아닌, 경기 후행적 성격을 띈다. 물론 미국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올해 안에 급격한 인상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 위기를 유발할 것이라고 보나 여기에는 논리의 비약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 위기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나 세계 경제 전체에 큰 불안요인이 되진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추이를 보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은 지속세를 나타냈다.

한국 통화시장은 아직까지는 긴축적인 상황이다. 한국은행 등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 등을 감안하면 국내 기준금리는 한동안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의 국제유가 급락세는 초과공급이 원인이다.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으로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고점 대비 30% 수준까지 급락한 후 최근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다. 저유가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과대평가된 측면이 적지 않다. 과거 국제유가 하락 시에도 세계 경제에 위험신호가 나타나진 않았다. 디플레이션이 저유가를 유발한 것은 맞지만 저유가가 다시 디플레이션의 원인이 된다는 악순환설은 비약이다.

저유가로 산유국들의 경제 건전성이 크게 훼손되고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석유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경우 긍정적 영향이 조금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상으로 크게 치솟진 않을 전망이다. 역사상 원/달러 환율 1200원대 이상은 외환위기, IT버블 붕괴, 금융위기 등 글로벌 충격이 존재할 때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올해 원화 약세가 예상되지만 연평균 환율은 1200원 언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 전체적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부정적 영향보다 긍정적 영향을 받는 업체 수가 더 많은 편이다.

신 3저의 원인은 당연히 세계 경제의 침체 때문이다. 선진국의 성장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개도국의 성장력이 급락해 앞으로도 세계 경제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사이클을 감안하면 올해 경기침체가 피크를 치고 내년에는 조금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만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기의 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올 1분기 지표 발표 전이지만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미약한 수준이다. 경기 동행 및 선행지수의 움직임도 좋지 않아 우리나라 상황이 회복기라고 보기 어렵다.

민간소비가 4분기에 다소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재고가 늘고 있어 문제다. 수출이 안 되고 있고, 소비 선행지표인 내구재 소비판매액지수 증가율이 마이너스라 긍정적 시각을 갖기 힘들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설비투자 침체가 심화되고 투자 회복도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액 감소 지속 기간이 사상 최대치인 14개월을 기록했고 곧 15개월로 갱신할 전망이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 침체가 전체 수출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 기관들의 2016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 수준이다. IMF는 3.2%, 정부기관은 3%, 민간 연구기관들은 2%대 후반을 제시하고 있다. 1~2개월 내에 3%대를 전망한 기관들도 예상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 잠재성장률은 2% 중후반대로 전망된다.

이 같은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정부가 경제정책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선제적 추경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확고한 경기 전환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 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단 활용 가능한 정책을 시행해 추세 전환을 시도하는 게 낫다.

기업들은 이제 2%대 성장률에 익숙해져야 할 시기다. 초저성장 시대에 맞게 '확장'이 아닌 '생존' 중심의 경영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내수 틈새시장에 대한 마케팅 강화를 통해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고 비용절감 노력 등을 통해 경영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 생존해야만 미래도 도모할 수 있다.

주력 부문에 대한 사업역량과 핵심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에 대한 오해로 잘못된 접근을 하고 있는데 핵심 사업은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다. 또 대외 불안요인 현실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모두가 부정적으로 보는 때가 바로 경기회복 시점일 수도 있다. 따라서 경기회복 가능성에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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