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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저 시대' 생존키워드는 '콘텐츠·체질개선'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2%대 성장 고착화, 사업재편·中 신성장 틈새 기회

길진홍 기자/ 정호창 기자/ 이호정 기자공개 2016-03-30 09:15:00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9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경제가 소비침체와 수출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와 맞물려 우리 주력산업이 고전하면서 2%대 성장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미국 금리인상이 지연되고, 유럽과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외변수에 취약한 국내 경제를 더욱 옥죄고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제유가와 환율은 국내 경제 성장의 또 다른 암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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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올해 우리 기업들과 금융회사들은 경기 흐름을 어떻게 예측하고,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머니투데이 더벨은 29일 '新 3低시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저금리·저유가·저환율 기조와 중국 경기 둔화 속에 저성장 고착화 국면에 직면한 국내 경제 동향을 살펴보고, 효과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기업들은 이제 2%대 경제성장률에 익숙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초저성장 시대에 맞게 '확장'이 아닌 '생존' 중심의 경영전략을 수립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3%를 하회하고, 중장기 잠재성장률 역시 2%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저금리·저유가·저환율로 요약되는 '3저 현상'에 대해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에 따른 결과물이라며 여러 경기지표와 산업 동향 등을 감안할 때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돌입한 것이 분명한 만큼 정부와 우리 기업들이 적절한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 실장은 특히 초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만큼 우리 기업들에겐 이제 확장이 아닌 생존 경영전략이 필요하며 살아남아야만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수 틈새시장에 대한 마케팅 강화를 통해 신규 수요처를 발굴하고 비용절감 노력 등을 통해 경영 내실화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력 부문에 대한 사업역량과 핵심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기업의 자금 줄인 핵심 사업은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다"며 주력 사업과 시장 사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정부에 대해서도 주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정부가 경제정책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선제적 추경 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확고한 경기 전환점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과잉 부채와 연체율 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발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 시장이 전환기를 맞고 있으나 성장 잠재력이 여전한 만큼 아이디어에 기반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중국경제가 부실채권 증가와 실물경제 위축 등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13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기반으로 잇단 인수합병과 맞물려 전 세계 기술을 집어 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시장 중심으로 부상한 중국이 적어도 2020년까지는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도 6.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그러나 최근 둔화된 중국 경제성장률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은 약 0.21%포인트 둔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 비해 받는 충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이 인터넷과 신에너지, 의료사업, 농업현대화 사업 등 중국 내 신성장 산업을 주목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는 "13억 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는 글로벌 무대에서 산업표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아이디어(콘텐츠)를 바탕으로 중국 신성장 산업에 진출해 위기를 타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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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열띤 강연을 듣고 있다>

최재원 EY한영 TAS 기업재무전략 전무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전무는 "저성장 시대가 도래 하면서 기업들도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며 "저성장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해법은 사업 재편"이라고 말했다.

최 전무에 따르면 기업이 사업 재편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핵심 사업의 시장 수요가 축소됐을 때 사업 재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위협적 경쟁 요소가 출현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한 노키아와 카카오 택시 출시로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콜택시 업계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성공 공식(Success Formula)'이 더는 통용되지 않은 시점에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꾀해야 한다.

그는 이 같은 사업 재편 우수 사례로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저성장 국면에서 살아남은 주택업체 '다이와하우스'를 꼽았다. 다이와하우스는 저상장 시대가 도래하자 기존 주택 건축·분양 부문은 축소하고, 대신 주택 임대와 관리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10년 전과 비교해 일본 니케이지수가 8% 이상 빠졌는데도 다이와하우스 주가는 31%나 올랐다.

최 전무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성장 동력을 잃은 기업들은 사업 재편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날 사회를 맡은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뚜렷한 호재가 없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주가가 예상보다 빨리 오르는 등 국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일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주원 실장은 이에 대해 "미국 금리인상 지연으로 글로벌 시장 유동성이 아직 풍부한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시장 여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기업 및 금융회사, 유관단체 임직원 13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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