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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 쿠팡, 상장에도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이길용 기자공개 2016-05-17 07:15:18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3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은 나스닥만 바라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국내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들이 쿠팡을 찾아갔지만 나스닥 상장을 결정한 쿠팡은 이들과 일절 접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증권사만이 쿠팡과 소통이 가능한 상황이다.

창업 초기인 2011년 김범석 쿠팡 대표는 서비스 개시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후 쿠팡은 2014년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1억 달러, 블랙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3억 달러, 지난해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 등 잇따라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방점을 나스닥으로 찍으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나스닥에서 쿠팡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나스닥 시장에서 대표적인 소셜커머스 상장사는 그루폰(Groupon)이다. 그루폰은 2011년 공모가 20달러로 상장했지만 최근 주가는 3.5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비교기업 주가가 부진한 나스닥에 가서 쿠팡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는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면 다른 길로 눈을 돌릴 법도 하다. 국내 IB들이 한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이유다. 쿠팡이 지난해부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로켓배송'은 국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쿠팡의 서비스를 직접 써본 국내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쿠팡의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해줄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국내 상장이 효과도 좋고 기업 차원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성장세가 높은 국내 기업들은 국내 증시와 나스닥, 홍콩 증시 등 다양한 상장 카드를 고려한다. 상장을 추진하면서 그들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전략적 판단이다.

쿠팡이 나스닥 상장만 고집하면서 스스로 전략적 판단의 여지를 없애고 있다. 쿠팡에게 있어서 상장은 제 2의 도약이 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 전략적 판단을 통해 김 대표가 말한 '한국의 아마존'의 꿈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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