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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證 상장 관건은...기업銀 의지와 실적 향방 기업은행 지분율 희석 등 우려…증권업황 침체도 발목

최은진 기자공개 2016-05-25 09:34:53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3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IBK투자증권이 연내 기업공개(IPO)를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IBK투자증권이 설립된 지난 2009년 이후 줄곧 상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그동안은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해 좌절됐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물론 중소기업특화증권사라는 브랜드까지 얻으며 상장에 자신감이 붙었다. 다만 모기업인 IBK기업은행, 나아가 기업은행의 최대주주인 정부를 설득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부침을 겪고 있는 증권업황 속 실적개선세를 이어갈 지 여부도 관건이다.

◇ 중기특화 사업 위해 자금줄 필요…신성호 사장 임기 내 상장 추진

2009년 IBK투자증권은 설립 당시 2011년 상장을 공표했다. 일반주주들과 최대주주의 유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배경이었다. 그러나 극심한 실적부진 속 자본잠식 사태까지 맞으며 상장 기준조차 맞추지 못했다. 상장은 무기한 연기될 수 밖에 없었다.

최근 IBK투자증권이 상장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실적 개선과 맞물린다. IBK투자증권의 실적은 2014년을 기점으로 개선됐고 지난해 창립이래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영업수익은 1500억 원, 당기순이익은 3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23.6%, 156.4% 증가한 수준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1%에서 6.7%로 크게 개선됐다. 증권사의 건전성을 의미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80.4%로, 전년대비 71.7%p 증가했다. 실적과 건전성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셈이다.

IBK투자증권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상장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기특화증권사로서 각종 기업금융(IB)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것도 상장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재무안정을 위한 사모펀드(PEF), 스타트업기업 지원을 위한 자기자본투자(PI)에 있어 든든한 자금줄은 필수다. 그러나 IBK투자증권의 외형은 자기자본 5000억 원대의 소형사에 불과하다. 중기특화증권사 6곳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이에 유상증자와 상장을 함께 추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더욱이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이 상장을 역점사업으로 공언했던 점도 연내 상장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됐다. 신 사장의 임기는 올해로 완료된다.

◇ 기업銀 "정부 의지가 더 중요"…기업가치 제대로 받을지 의문

IBK투자증권이 실적을 아무리 잘 냈어도 자체적인 판단으로 상장을 추진할 수는 없다. 상장의 키는 모기업인 기업은행, 나아가 정부가 갖고 있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IBK투자증권 지분은 총 83.86%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최대주주는 지분 51.8%를 보유한 기획재정부다.

기업은행은 현재로선 IBK투자증권의 상장에 대해 이렇다 할 의견을 낼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IBK투자증권에서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때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난해 IBK투자증권이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을 때도 기업은행의 저항이 상당했던 만큼 상장 역시 쉽게 진행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장을 추진하는 방식에 따라 기업은행의 지분율이 다소 희석될 수있다는 점 역시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IBK투자증권이 기업은행을 설득하더라도 정부라는 큰 산이 남아있다. 정부가 IBK투자증권 상장에 얼마나 지지를 보내줄지 역시 미지수다. 더욱이 이제 막 중기특화증권사 사업을 시작한 마당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무리한 행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라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을 어떻게 볼지 불확실하다"며 "모기업인 기업은행을 설득하더라도 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또 과제로 남기 때문에 IBK투자증권 상장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IBK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증권업황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IBK투자증권이 큰 경쟁력 없이 호실적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IBK투자증권이 상장을 추진하더라도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IBK투자증권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장외시장에서도 IBK투자증권의 주식가격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환경 상 상장의 적기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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