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30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 위기라는 말이 무색하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또다시 건설사 인수합병(M&A)에 뛰어들었다. SM그룹은 경남기업 M&A에 참여하며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조선업에서 시작된 부실은 수주산업 전반의 문제로 불거졌다. 건설업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수 많은 건설사들이 '부실'이란 꼬리표를 달고 법정관리에 내몰렸고, 그 중 일부는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M&A 시장에서 그들을 기다린 건 언제나 우 회장이었다. 건설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우 회장은 M&A의 베테랑으로 불린다. 1988년 전남 광주에서 삼라건설을 창립, 건설업에 진출한 이후 우 회장은 줄곧 M&A로 사세를 불려왔다.
우 회장의 인수대상은 주로 건설사였다. 그는 2004년부터 M&A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진덕산업, 신창건설, 티케이케미칼(건설부문), 우방 등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올해는 성우종합건설과 동아건설산업 인수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우 회장에게는 '한 방'이 없었다. M&A를 통해 SM그룹을 연매출 2조 5000억 원에 육박한 회사로 키웠지만 그가 사업 첫발을 내디딘 건설업에서는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대형 건설사와 주택전문 건설사의 그늘에 가려진 SM그룹의 대표 건설사 '우방건설'과 아파트 브랜드 '아이유쉘'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이런 우 회장에게 경남기업은 '먹음직한 떡'으로 보일 수 있다. 경남기업은 2015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29위의 전국적 인지도를 확보한 건설사다. 아파트 브랜드 '아너스빌'도 꽤 잘 알려져 있다. 토목과 건축 등 전 공종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어 SM그룹의 건설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제격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우 회장이 치러냈던 M&A와 이번 경남기업 M&A는 차원이 다르다. 경남기업 인수대금으로 거론되는 가격은 2000억 원 내외다. 우 회장이 그동안 인수했던 건설사들의 인수대금을 다 합쳐도 채 1000억 원이 되지 않는다.
우 회장이 이번 경남기업 M&A 본입찰에 참여할 지는 아직 모른다. 지난번 동부건설 M&A 때처럼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 회장이 전과는 다른 결단과 결정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우 회장은 건설업에서 희망을 보는 것일까. 아니면 위기에 내몰린 건설업을 상대로 싼값에 이삭줍기를 하려는 것일까. 우 회장의 결단이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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