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무림…매물로 나온 캐피탈사 공통점은 논캡티브·비금융사 도태…그룹 후광이 핵심경쟁력
원충희 기자공개 2016-06-17 09:57:15
이 기사는 2016년 06월 16일 06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캐피탈, KT캐피탈, 아주캐피탈, 무림캐피탈 등 기업 M&A(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오거나 거론되는 캐피탈사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 계열사 시장)이 약한 비금융계 캐피탈사다.자동차금융 위주로 돌아가는 캐피탈시장에서 텃밭 없는 논캡티브(Non Captive) 캐피탈사와 비금융계 캐피탈사는 경쟁력이 취약해지고 있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과 조달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돼 경영부담이 커지자 매물로 나오는 것이다.
결국 신용도가 우량한 금융계와 텃밭을 가진 캡티브사만 시장에서 살아남는 분위기다. 계열사 후광이 곧 캐피탈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이다. 부모 잘 만난 캐피탈사만 생존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딜러 장악력에서 밀리는 논캡티브사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6년 3월 말 28개 캐피탈사의 총 영업자산은 95조7471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3% 성장했다. 성장을 이끈 주체는 금융계 캐피탈사 및 캡티브 캐피탈사다. 앞으로도 계열사의 영업적 지원을 받는 캡티브 캐피탈사와 금리경쟁력을 가진 금융계 캐피탈사가 성장을 견인할 거라고 한신평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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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자동차금융 위주로 굴러가는 현재 캐피탈시장에서는 당연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1분기 기준으로 28개 캐피탈사의 영업자산 중 자동차금융은 51.8%(49조6112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할부·리스·대출형태인 자동차금융은 상품구성이 다들 비슷해 차별적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결국 핵심경쟁력은 영업망과 조달 금리다. 자동차 판매장에서 할부·리스·대출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특성을 감안하면 자동차를 파는 딜러들을 얼마나 장악하느냐에 따라 캐피탈사의 영업력이 결정된다. 이점에서 논캡티브사는 캡티브사를 따라갈 수 없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캡티브사는 그룹 차원에서 50~60%의 할당량을 내려주고 수수료는 논캡티브사 보다 훨씬 적게 준다"며 "딜러들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니 논캡티브사들이 자동차금융시장에서 점차 밀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용경쟁력은 금융계 캐피탈사가 우위
딜러 장악력에서 밀리는 논캡티브사가 믿을 구석은 비용경쟁력 뿐이다. 딜러들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주고 고객에게 더 저렴한 금리로 할부·리스·대출을 제공하기 위해선 자금조달 비용을 아껴야한다. 여기서 금융계 캐피탈과 비금융계 캐피탈의 경쟁력 차이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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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기능이 없는 캐피탈사는 대부분 회사채 등 자본시장에서 영업자금을 조달한다. 신용등급이 우량할수록 훨씬 저렴하고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KB·하나·JB우리·BNK캐피탈 등은행계 캐피탈사들은 모회사의 후광에 힘입어 'AA-/안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아주캐피탈(A+/부정적), KT캐피탈(A/안정적), 무림캐피탈(BBB-/안정적) 등 비금융계 캐피탈사는 신용도에서 은행계에 비해 떨어진다. 조달비용과 자본시장 접근성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최근 급성장 중인 메리츠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도 은행계열은 아니지만 금융지주 모회사의 전폭적인 지원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룹 후광이 크게 작용한 캐피탈사들이다. 메리츠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캐피탈사에 수차례 유상증자는 물론 이들이 발행한 채권에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한국투자캐피탈은 AA-, 메리츠캐피탈은 AA0 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자동차금융시장이 레드오션화(化) 될수록 캡티브사나 금융계 캐피탈사의 득세하는 현상을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아주캐피탈 같은 업계 상위권 회사가 매물로 나온 것도 이런 시장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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