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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경영 패러다임 바꿔라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브렉시트' 암초 가시밭길, 포트폴리오 재편·신성장동력 찾아야

길진홍 기자/ 정호창 기자/ 박창현 기자공개 2016-06-29 13:5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8일 1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성장 공포에 시달리던 우리 경제가 '브렉시트'라는 암초를 만났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와 환율 및 원자재 불안 등과 씨름하는 동안 새로운 복병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다. 곳곳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덕룡 2016포럼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안으로는 조선과 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산업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소비심리 위축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 둔화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업과 금융회사들은 하반기 어떤 밑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머니투데이 더벨은 28일 '하반기 핵심 경영변수와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상황에서 구조조정과 저성장 고착화 덫에 걸린 국내 동향을 살펴보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브렉시트로 불확실성 확대…韓 성장률 소폭하락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머니투데이 더벨 주체로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원래부터 하락이 예상되던 세계 경제 성장률이 3% 수준에서 2% 후반대로 떨어질 전망이며, 국내 경제 성장률도 지난해 기록한 2.6%보다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브렉시트는 과거 발생한 국가 부도 이슈 등과는 다른 정치적 이벤트로 금융시장에 파급되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확대시켜 각 나라의 성장 둔화 기조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 연구위원은 "대외경제의 영향 등을 감안하면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2.6%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LG경제연구원의 경우 올 성장률을 2.4%로 예상했으나 브렉시트 영향 등을 감안하면 이를 하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 중 구조조정 여파로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추경 등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정책 등이 성장률 급락을 방지하겠지만 하락세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와 미국 금리, 환율 변동 등에도 브렉시트가 제한적이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 유가의 경우 그동안 유지해 온 반등 추세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실현 가능성이 높았던 미국 금리 인상에도 변화가 전망된다. 이 위원은 "미국 노동시장의 인플레 압력 상승 때문에 9월 정도에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됐으나 브렉시트 영향으로 어렵게 됐다"며 시장 예상보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2016 하반기 포럼 전경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8일 오전 열린 '2016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열띤 강연을 듣고 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 성장동력 확보 순기능

산업 전반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창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산업 구조조정은 저성장에 빠진 기업들의 자산과 인력을 건실한 기업으로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며 "원활한 구조조정 그 자체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연구위원은 한계기업들이 산업 전반에 걸쳐 비효율을 유발시키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생산력 둔화로 수익성과 성장성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약업종인 조선과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5대 부실 업종의 경우,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들의 비중이 20%에 달한다. 일반 제조업과 부실 업종 간 영업이익률 격차도 3%p를 웃돈다. 한계기업 부실 심화가 국가 성장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 연구위원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자원을 재분배하고, 이를 토대로 고용과 투자 확대를 유인해 성장 동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 구조조정이 부진하면 신규 기업의 진입이 제한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 잠재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며 "한계기업의 자산 비중을 10%p 정리하면 장기적으로 정상기업의 고용 증가율과 투자율이 각각 0.53%p, 0.18%p씩 증가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련의 부실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정적 효과들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러 실업대책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저하고' 흐름,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해야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장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수요 측면에서 하방 경직성이 있고, 여러 지표가 살아날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하다"며 경기회복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백 본부장은 불확실성이 커질 수록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론적인 얘기일 수 있으나 생존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현재의 경영 패러다임을 재정립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과 각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업종, 국내외 M&A 사례,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분석하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백 본부장은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 소비, 투자, 수출, 고용, 물가 등 여러 경제 지표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저유가 등의 변수도 큰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경제 성장률이 2%대로 고착되기는 하지만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여러 지표들이 조금 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10조 원+α'의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 내수 부양에 나선 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기업 및 금융회사, 유관단체 임직원 13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는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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