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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 'M&A 무산' 해결과제 산적 매각 재추진길 봉쇄…기업가치·영업 경쟁력 회복 난관

정호창 기자공개 2016-07-19 08:23:52

이 기사는 2016년 07월 18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금지 결정으로 SK그룹 편입과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CJ헬로비전의 미래 전망이 매우 어두워졌다. 공정위 논리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향후 자발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길이 크게 봉쇄됐으며, 그동안 떨어진 기업가치와 영업 경쟁력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 15일 진행한 전체회의 결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취득 및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에 이어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기로 돼 있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공정위의 금지 결정으로 절차를 계속 진행할 실익이 없어졌으며, 관련된 전례가 없어 내부 검토를 통해 후속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란 입장을 밝혔다.

관련 업계에선 미래부가 사실상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심사를 추가 절차 진행없이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사자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도 공정위 결정에 대해 '유감이나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딜은 사실상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SK와 CJ그룹이 미래 성장전략 추진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이번 딜이 무산되면서 두 그룹 모두 유·무형의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으나, 최대 피해는 CJ헬로비전에 돌아갈 전망이다.

SK텔레콤과 CJ오쇼핑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에는 정부 인허가가 계약 이행 조건으로 명시돼 있기에 거래 무산에 따른 위약금 문제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성장전략 추진에 제동이 걸렸으나 가시적으로 입게 될 손실 규모는 크지 않은 셈이다.

반면 CJ그룹과 CJ헬로비전이 입게 될 유·무형 손실은 적지 않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콘텐츠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투자 계획이 무산될 상황을 맞게 됐고, CJ헬로비전은 기업가치와 영업 경쟁력 하락 등 해법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CJ헬로비전은 지난해 11월 초 모기업인 CJ오쇼핑과 SK텔레콤 사이에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영업권역에 대한 투자와 마케팅 활동 등을 거의 대부분 보류해 왔다. SK그룹 편입 및 SK브로밴드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 기존 경영진이 책임감을 갖고 투자 계획을 집행할 수 없었고, SK브로드밴드와의 공동 영업권역에서 적극적인 고객유치 활동을 구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이후 CJ헬로비전의 경영실적과 수익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됐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전년에 비해 6~8% 가량 하락했다. 증권업계 등에서는 CJ헬로비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 10% 이상 떨어져 900억 원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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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으로 기업가치(EV) 역시 동반 하락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1만 2000원을 웃돌았던 CJ헬로비전의 주가는 현재 1만 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분가치(시가총액)가 2000억 원 이상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11월 2일 SK텔레콤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주당 매매가격은 2만 152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CJ그룹은 앞으로 CJ헬로비전 매각을 재추진하더라도 이 정도 매각가를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CJ헬로비전의 영업력과 경영실적이 저하된 데다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CJ헬로비전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인수후보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경쟁 제한성 판단을 위한 시장획정 기준을 유료방송 시장 전체가 아닌 CJ헬로비전의 영업권역으로 설정했다. 국내 케이블TV 시장은 지역별 과점구조로 형성돼 있기에 공정위 논리라면 이동통신사업자 등 유료방송과 인터넷망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인수후보는 향후에도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 어렵다.

결국 CJ헬로비전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무관한 기업이나 사업자 정도만이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는 셈인데 이러한 이종 사업자의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아 M&A를 추진할 동기나 필요성이 적다.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CJ헬로비전 인수에 나설 후보를 찾기가 희박하단 의미다.

CJ헬로비전이 CJ그룹 내에서 계속 독자 생존하며 자력 성장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M&A 결정 후 9개월 가량 손을 놓으면서 영업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사업 철수를 결정한 CJ그룹이 시장 전망과 비전이 밝지 않은 CJ헬로비전에 투자 활동 등으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영업전략이나 원가구조 등 내부정보 상당수가 시장 경쟁자인 SK브로드밴드에 넘어간 점도 부담스럽다. M&A 발표 후 회사 내부에 노동조합이 설립되는 등 CJ그룹과 이질적인 기업문화를 갖게 됐고,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된 점 등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은 독자 성장과 다른 인수후보로의 재매각을 통한 출구전략에 모두 제동이 걸린 상태라 이번 인수합병 무산의 최대 피해자로 볼 수 있다"며 "해결해야 할 내부문제가 적지 않고, 케이블TV 시장 전망도 밝지 않아 당분간 기업가치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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