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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헬로비전 '알뜰폰' 사업 딜레마 공정위 '독행기업' 판단, 매각 재추진 걸림돌…실익 적고 전망도 불투명

정호창 기자공개 2016-07-22 08:00:22

이 기사는 2016년 07월 20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CJ헬로비전이 영위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과 관련해 '독행기업'이란 판단을 내리고 있어 재매각 추진 시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고, 사업을 유지 또는 확대하기에는 실익이 적어 방향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불허 결정으로 CJ헬로비전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당초 수립한 중장기 전략 추진에 제동이 걸린 CJ그룹은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안에서는 CJ헬로비전 처분 후 콘텐츠 사업 강화에 주력하기로 결정한 당초 계획에 따라 숨고르기 후 매각 작업을 재추진하자는 의견과 사실상 매각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진 만큼 전략을 전면 수정해 성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각론에서는 갈수록 시황이 악화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의 경쟁력 회복 방안 마련과 알뜰폰 사업 방향을 어떻게 결정할 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계륵' 처지에 놓이게 된 알뜰폰 사업의 처리 방안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 큰 상태다.

관련 업계에선 알뜰폰 사업 방향에 대한 결론이 CJ헬로비전 재매각 추진 여부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공정위의 불허 결정 배경 중 하나로 알뜰폰 사업이 지목되고 있어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로는 향후 CJ헬로비전 매각을 재추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 뒤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킬 경우 전국 78개 유료방송권역 중 21곳에서 경쟁제한이 심화돼 서비스 가격이 인상될 우려가 높고, 이동통신시장에서 기존 사업자들을 견제하는 '독행기업'이 사라지게 된다고 판단해 기업결합 금지 결정을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정위의 이 같은 판단을 감안하면 CJ헬로비전이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를 유지하는 한, KT나 LG유플러스와 같은 이통 사업자와의 인수합병은 향후에도 승인 결정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에 대해 이통시장 1위 사업자와 케이블TV 및 알뜰폰 업계 1위 사업자간의 수직·수평적 결합이라 다른 유형의 기업결합에선 심사를 통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알뜰폰 사업자로서 CJ헬로비전을 '독행기업'이라고 판단했기에 이통 사업자와의 기업결합을 재추진할 경우 유료방송 경쟁제한 심사는 넘을 수 있어도, '독행기업 소멸' 문제는 피할 수 없어 LG유플러스 등과의 M&A는 어려울 것이란 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CJ그룹이 당초 전략에 따라 CJ헬로비전 재매각 추진을 결정할 경우 알뜰폰 사업을 선매각하거나 철수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조차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사업을 매각하더라도 '독행기업' 역할을 수행할 적합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을 정도로 매각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알뜰폰 사업의 수익성이 낮고 성장 전망 역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도 지난 2012년 초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으나 아직까지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최근에야 겨우 손익분기점 수준의 실적에 도달한 실정이다.

CJ그룹의 고민은 여기서 기인한다.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하자니 기존 투자비를 회수하기도 벅차 보이고, 사업을 유지·확장하려 해도 실익을 거두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과 CJ헬로비전의 내부 기류에도 차이가 엿보인다. 아직 전략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그룹에선 알뜰폰 사업을 포함해 CJ헬로비전의 거취 문제를 고심하고 있지만, CJ헬로비전 내부에선 이렇게 된 이상 독자생존을 위해 알뜰폰 사업을 더욱 확대·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 주도권이 케이블TV에서 IPTV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CJ헬로비전이 유무선 결합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수합병의 발목을 잡는 '계륵'이 돼버린 상황"이라며 "CJ그룹이 CJ헬로비전을 계속 품고 가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알뜰폰 사업의 단계적 철수나 매각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CJ헬로비전 매각 계획을 완전히 접고 그룹 계열사 지위를 계속 유지한다 해도 알뜰폰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나 확대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사업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투자비 회수에 주력하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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