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의 앓은 이 '빨라쪼' [Company Watch]121억 투자 불구 45억 누적 적자..투자금도 일부 손실처리
박창현 기자공개 2016-08-23 08:26:22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8일 14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전문점 사업 부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 백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9년 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일부 자금을 손실 처리하기도 했다. 과점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워낙 강력한 탓에 향후에도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사업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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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제과는 빨라쪼 인수를 통해 연간 15% 이상 고속 성장 중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신정장 동력을 확보하고 다른 주력 제품과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장밋빛 바람과 달리 빨라쪼는 인수 이후 거의 10여 년 간 한 차례도 순이익을 내지 못하는 등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인수 첫 해인 2009년부터 3억 8000만 원의 적자를 내더니 이듬해에도 4억 원의 손실을 냈다. 연이은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자 2011년 해태제과는 빨라쪼에 15억 원의 신규 자금을 수혈한다. 신규 자금 확충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사업 부진 여파로 그 해 또 5억 원이 넘는 적자가 난다. 2012년에도 적자 성적표를 받으면서 빨라쪼는 다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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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들어 해태제과는 또 한번 승부수를 던진다. 해태제과는 유상증자를 통해 빨라쪼에 25억 원을 재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린다. 매출 영역에서 효과가 나타난다. 해태제과 영업망을 활용하면서 매출은 인수 당시(30억 원)보다 70% 이상 늘어난 50억 원 대를 유지한다.
외형 확대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문제가 불거졌다. 매출 확대 반대급부로 고정비도 크게 늘면서 적자폭이 오히려 커졌다. 실제 2014년 이후 연간 적자 규모가 7억 원을 넘어섰다.
만성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매년 손실이 쌓이면서 지난해 다시 자본금이 바닥날 위기에 처한다. 이에 해태제과는 다시 20억 원을 쏟아부으며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다만 적자 사업 구조를 고려할 때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투자금 일부인 13억 원을 곧바로 손실 처리했다.
해태제과가 빨라쪼 지분 인수와 세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현재까지 투입한 현금만 121억 원이 넘는다. 투자금을 활용해 9년 간 영업 활동을 영위했지만 결과적으로 45억 원의 적자 성적표만 남았다.
추가적인 투자금 손실 처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태제과는 투자금 일부 손실 처리 후 빨라쪼 장부금액을 약 95억 원 수준으로 책정해두고 있다. 향후 적자 행진이 멈추지 않는다면서 자금 회수 가능성이 더 낮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다시 투자금 손실 처리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업계는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사업 부진을 국내 과점 시장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시장은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남은 시장을 두고 하겐다즈와 롯데 나뚜르팝, 빨라쪼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점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이 워낙 막강한 탓에 경쟁 업체들은 성장 활로 자체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해태제과 역시 일반 시판용 빨라쪼 아이스크림 브랜드 출시와 이탈리아 빨라쪼 본사 인수 등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해왔지만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히면서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향후 공격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화에 방점을 두고 빨라쪼 경영 전략을 펼쳐나간다는 입장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매출 성장도 좋지만 현재는 좋은 위치 선점과 내부 인테리어 고급화 등 내실 경영 중심으로 빨라쪼 경영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내실화 전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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