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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 독일까 약일까 [thebell note]

정준화 기자공개 2016-08-24 10:40:57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9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가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리자 하나둘씩 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최근 2600억 원 규모의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내놓으며 포문을 열었다. 토러스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금융당국에 인하우스 헤지펀드 등록 신청을 마친 상태며, 15~20여개 증권사가 준비 및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먹거리가 점점 떨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메뉴가 생기자 너도나도 뛰어들려는 형국이다.

이제 증권사는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통해 자산운용사처럼 다수 고객들의 자금을 끌어모아 운용할 수 있다. 판매보수와 운용보수, 그리고 성과가 났을 때 받는 성과보수까지 펀드가 커질수록 짭짤한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증권사는 기본적으로 자기자본 매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데, 고객 돈까지 함께 굴리면서 부가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꿩먹고 알먹는 셈이다.

그러나 증권사가 헤지펀드를 통해 얻는 득이 과연 실보다 많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일단 자기자본을 프랍데스크 등을 통해 운용할 때에는 거래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었지만 헤지펀드를 운용하게 되면 수수료를 프라임브로커(PBS)에 지불해야 한다.

또 별다른 간섭없이 자기자본을 운용할 때와 달리 여러 규정에 맞춰야 한다. 투자자들에 대한 공시 의무도 발생한다. 그동안 유리한 고지에서 운용하던 것과 달리 여러모로 불리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무엇보다도 우려가 되는 것은 손실이 발생했을 때 되돌아올 평판 리스크다.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올리려다 '고객의 신뢰'라는 더 큰 가치를 잃을 수 있다.

자산운용사가 상품을 제조하는 제조업체라면 증권사는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백화점이나 마트에 비유할 수 있다. 판매에 포커스가 맞춰진 백화점이나 마트가 자체적으로 만든 상품이 제조업체의 상품을 뛰어넘기가 과연 쉬울까. 서로의 영역을 파괴하면서 수익을 갉아먹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이미 증권업계에 새로운 시장은 열린 상태다. 확실한 전략과 준비를 한 후 이 시장에 뛰어든다면 인하우스 헤지펀드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을 열어줬다고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인하우스 헤지펀드가 독이 든 사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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