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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조직통합, '홀로서기'는 지금부터 ②군살빼기 등 성과…건설·상사·패션 등 부문별 난제 '여전'

김장환 기자공개 2016-08-31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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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양사의 합병은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구도 등과 맞물리며 재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계기로 지난 1년간 어떤 길을 걸어 왔는지 되짚어 보면서 현주소와 미래, 남은 과제 등을 다각도로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6년 08월 30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 합병 후 지난 1년여 동안 잇따라 통합 절차를 진행했다. 인력을 과감하게 줄였고,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사업 규모 축소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지만,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올 상반기 대부분 사업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통합 삼성물산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건설부문은 여전히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했고, 상사부문 역시 미래 먹거리 확보가 숙제로 남겨져 있다. 패션부문의 경우 중국 발 악재 등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 지 고민이 크다. 재무구조 개선도 풀어야하는 과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제일모직과 합병 후 가장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인력 규모를 대폭 줄였을 뿐 아니라, 지난 3~4년간 국내 주택사업 신규 수주를 거의 하지 않았다. 재개발·재건축 등 조합사업 일부에만 손을 댔다. 18년 연속 고객선호도 1위 자리를 지킨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이 있었지만 자세는 소극적이었다.

정작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후 건설부문 매출을 5년 내 23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2014년 건설(제일모직 포함) 매출이 16조 원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보면 7조 원 가까이 외형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국내 주택부문에서 보수적인 수주 정책을 펴고 있고, 오피스빌딩 등 건축부문에서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로이힐 등 자원개발과 발전플랜트 사업에서 손실이 지속되면서 공격적인 해외 수주를 재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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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온타리오 할디만드 카운티 조성 온타리오 프로젝트 풍력 발전단지. 제공-삼성물산

합병 후 잠재손실을 대거 반영한 상사부문 역시 신성장동력 발굴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남아 있다. 정통 사업인 트레이딩 부문에서 품목 효율화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여타 종합상사 업체들이 등한시했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에서 성과가 나고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 확대가 절실하다.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로 삼은 발전·플랜트·인프라 등 주요 부문의 성장이 수반돼야 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제일모직과 합병 전부터 오랜 기간 체질 개선 작업을 벌여왔다. 트레이딩에서 '돈 안 되는' 사업부문을 버리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에 보다 집중하자는 판단을 내렸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이를 의식해 향후 수익성 확대 초점을 발전·플랜트·인프라 등 분야에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성공한 경험도 있다. 주 정부에 1369㎿ 전력을 판매하기로 독자 진출한 사업으로, 우려와 달리 안정적 오거나이징 수익(Organizing Fee)을 거둬들이고 있다. 앞으로도 비슷한 사업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역시 단기간에 성과를 올리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결실을 거두기까지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중국'이다.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최대 의류 소비재 시장인 중국은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한류 열풍을 차단시키겠다는 의중을 은연 중 흘리면서 여론몰이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통상마찰을 우려해 또 다른 방식의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외생변수는 패션부문 성장에 장기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패션부문은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는 9월 말 상하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로 하고, 한류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중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더불어 엠비오, 라베노바 등 부진 브랜드는 철수하고 에잇세컨즈, 비이커 등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브랜드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재무구조 개선도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제일모직과 통합 후 각종 개편 작업들을 진행하며 마침내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합병 전 2014년 말 연결기준 80%대에 그쳤던 삼성물산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현재 137%이다. 사옥 매각 등 절차를 추진 중인데 연 내에 기초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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