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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파크원에 `300억 베팅` 현대백화점 속내는 서울 서부 교두보 마련…영등포 롯데·신세계 견제도

이상균 기자/ 장지현 기자공개 2016-09-22 08:01:23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1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이 서울 여의도 파크원 입주를 위해 공격적인 베팅을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당초 예상보다 많은 300억 원을 써냈다. 현대백화점의 제시 가격을 전해들은 신세계가 입찰을 자진 포기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반응은 엇갈린다. 단독입찰을 감안하면 가격 수준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과 향후 파크원의 사업성을 고려할 때 적정 수준의 투자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3년 이후에는 MRG와 매출액 대비 일정 비율 중 선택

여의도 파크원 리테일 운영을 위한 임대료 산정은 시기별로 두 가지로 나눠진다. 우선 입주 이후 3년간은 최소보장임대료(MRG)를 토대로 지급한다. 3년 이후에는 MRG와 매출액의 일정 비율 금액 중 더 높은 금액을 지급하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비율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11~15%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만약 MRG가 300억 원인 반면, 매출액(3000억 원)의 12%가 360억 원이라면 임대료는 360억 원으로 책정된다.

여의도 파크원 리테일 운영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의 당락도 MRG와 매출액 대비 비중을 얼마나 높게 제시하느냐였다. 이중에서도 핵심은 MRG 수준이었다. 여의도 파크원의 시행사인 Y22 측에서 원하는 MRG는 28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이 제출한 MRG가 3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셈이다.

신세계의 경우 초기에는 300억 원 이상도 검토했지만 결국 250억 원 이상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가격을 전해들은 뒤 입찰 포기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여의도와 인접한 영등포에 이미 타임스퀘어와 백화점을 보유해 영역이 겹친다는 점도 이번 입찰 포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7월 코엑스몰 운영권 입찰, 이달 들어 하남 스타필드 오픈 등 대형 사업이 많아 파크원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도 상권이 침체된 영등포 롯데백화점의 대안으로 여의도 파크원 입주를 검토했다. 하지만 그룹 오너 일가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Y22와 현대백화점은 오는 27일 최종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남은 6일 동안 MRG가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조정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종적인 가격 협상은 다시 해봐야겠지만 조정을 해도 300억 원 수준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크원 MRG, 코엑스몰의 절반 수준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MRG 300억 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이 나온다. 유통 빅3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저조한 흥행으로 단독입찰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사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적정 수준의 투자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7월 입찰을 실시한 코엑스몰 운영권 MRG(600억 원)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데다가 파크원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역시 투자 초기에는 거품 논란이 거셌지만 지금은 이런 얘기가 전혀 없다"며 "지금 기준으로는 출혈 경쟁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4년 뒤 영업을 시작할 때는 시장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공격적인 베팅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서울 서부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벨트를 완성한 신세계와 제2 롯데월드 완공을 앞둔 롯데에 비해 현대백화점은 지역적 기반이 취약하다"며 "이번에 여의도에 자리를 잡을 경우 영등포에 위치한 롯데와 신세계를 견제하면서 서울 서부지역에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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