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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롯데·신세계 벤치마킹 '랜드마크' 만드나 정지선 회장 "여의도에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 목표"

장지현 기자/ 이상균 기자공개 2016-09-22 08:03:25

이 기사는 2016년 09월 21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서울 여의도 내 들어설 대형복합시설 '파크원' 내 상업부지에 현대백화점을 입점시키고 이를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롯데그룹의 '롯데월드타워', 신세계그룹의 '스타필드 하남' 등 내세울만한 대표적인 랜드마크 시설이 없는 상태다.

정지선 회장은 21일 "파크원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을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파크원 내 상업시설 운영자 선정 입찰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오는 27일 파크원 개발시행사인 ㈜Y22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직접 개발 콘셉트와 방향을 잡는 등 이번 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단독 입찰에서 최소보장임대료(MRG)로 300억 원을 제시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억 원 초중반대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던 신세계 등 경쟁사들은 입찰을 포기했다. ㈜Y22는 280억 원을 적정가격으로 봤다는 후문이다.

현대백화점이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여의도 파크원 운영권을 따내려 한 것은 최근 유통가에서 불고 있는 '랜드마크' 경쟁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롯데그룹은 2014년 10월 잠실에 롯데월드몰과 애비뉴엘을 열면서 랜드마크 경쟁을 주도했다. 내년 초 국내에선 최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123층(555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가 문을 열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고국에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서울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 한 해 200만명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역시 1조1000억 원을 투자하면서 스타필드 하남을 '쇼핑 테마파크'로 키우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9일 열린 스타필드 하남 오픈 기념식에서 "스타필드 하남이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사랑받게 되기를 기원한다"며 "단순한 쇼핑몰의 형태를 벗어나 '쇼핑 테마파크'로서 레저와 힐링 뿐 아니라 스포테인먼트와 식도락의 즐거움, 그리고 테마파크에 걸맞는 편의시설과 서비스까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선진 쇼핑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랜드마크를 만들며 유통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워갔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경쟁사 랜드마크의 사업성을 분석할 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곧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텐데 섣불리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지금은 경쟁사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빅3의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도 이와 비슷하게 전개됐다. 2007년 신세계가 미국 첼시그룹과 합작해 국내에서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고 이듬해인 2008년 롯데그룹이 진출하며 경쟁구도를 구축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2015년이 돼서야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은 이번 랜드마크 사업에서도 잘 드러난다. 롯데나 신세계가 직접 부지를 매입해 공사에 나선 것과 달리 현대백화점은 완공된 건물에 운영자 형태로 들어간다. 사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

파크원 리테일동은 현대백화점의 강점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20년 완공 예정인 파크원 리테일동은 인근 IFC몰과 달리 대부분의 시설이 지상에 위치하고 천장 높이가 길어 명품 입점이 용이하다. 지상 전체, 지하 2층까지 자연채광이 확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강점을 갖고 있는 식음료시설(F&B)도 전체 면적의 30%까지 들어설 수 있다.

현대백화점이 롯데와 신세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 동남부권 대신 여의도를 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여의도 상권은 주말에 유령도시로 변할 정도로 유동인구 편차가 크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최근 IFC몰 입점 이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IFC몰 식당가를 중심으로 주말에도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IFC몰을 찾은 일일 방문객 수도 최근 2년 사이 4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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