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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갤노트7 사태, 후속작 출시가 분수령" [thebell interview] 지배구조 개선 '장기 과제'..."엘리엇 요구에 휘둘려선 안돼"

박상희 기자공개 2016-10-18 10:51:32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2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갤럭시노트7 사태는 불행이다. 실질적 손실만 2조 원 정도인데, 기회비용 등을 감안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크다. 4분기 실적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가엔 선반영돼서 더 빠지진 않겠지만 내년까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은 결국 내년 2월에 출시되는 갤럭시8에 달려 있다."

지난 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요구를 계기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11일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이 알려지면서 또 한 번 출렁였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연일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불확실성 해소, 내년 갤럭시8 출시 성과에 달려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국내 대표선수급 펀드매니저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사진)은 11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는 시장의 루머나 노이즈보다는 철저하게 실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에 갤럭시8이 출시되고 그게 어떻게 평가받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디자인이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품질이 개선됐다는 얘기가 나오면 갤럭시노트7의 충격을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무리한 베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전략은 주가가 뜨거우면 팔고, 차가우면 산다. 호재성 뉴스나 루머로 주가가 오르면 팔고, 악재가 터져 주가가 하락하면 산다. 시장의 루머를 역이용한다."

이채원 부사장이 직접 운용하는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의 삼성전자 비중은 부침이 있다. 아예 '제로(0)'일 때도 있고, 시장 평균보다 많이 가져갈 때도 있다. 최근에는 150만 원 언저리에서는 비중을 낮추고, 140만 원 가까이 근접하면 추가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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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외자 엘리엇에 휘둘리면 안돼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휘둘리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삼성그룹 측에서 주도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춰야지, 외국계 자본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처럼 비쳐져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 부사장은 "엘리엇의 요구조건은 신중하게 검토해야겠지만 지배구조 개선은 장기적인 과제"라면서 "우선은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과 2차 리콜 우려 등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펀더멘탈을 다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지주회사 전환 등은 소문 없이 진행되는 게 좋다. 소문이 나면 주가가 오르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한솔그룹이 지주사 전환 루머가 시장에 퍼지면서 주가가 올라 전환 시도가 한차례 무산됐던 전례가 있다."

지주사 전환에 앞서 지분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은 현재로선 삼성전자를 분할하고, 그 자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방식이 가장 바람직한데, 이전에 삼성생명이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분할된 삼성전자와 합병이 예상되는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도 선결과제다. 이 부사장은 "현재로선 삼성물산의 체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삼성물산 경영진들이 주주 입장에서 펀더멘탈을 키우는 데 집중해서 시가총액 30조 원에 이익이 3조 원 정도 나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엘리엇 요구, 대리인 비용 초래..나스닥 상장 등 반대

특별 배당 역시 무리한 요구라고 밝혔다. 엘리엇은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약 700억 달러(약 78조 원) 가량의 현금 중 약 30조 원을 특별배당으로 환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의 배당은 지금 수준으로도 충분하다. 배당을 늘린다고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10년~20년에 걸쳐서 나눠서 주는 게 바람직하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배당을 실시하는 건 좋지 않다. 배당은 금액보다도 얼마나 오래동안 유지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또 배당을 너무 많이 하게 되면 꼭 필요한 투자나 연구개발 비용에 대비할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의 미국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볼 때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면 미국 시장의 규제를 받게되는 등 신경써야 하는 일이 많아 좋을 게 없다. 국내 시장에만 상장돼 있는 상태가 훨씬 좋다."

이 부사장은 '대리인 비용(agency cost)'란 용어를 사용하며, 엘리엇의 요구사항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대리인 비용이란 기업의 주체(주주)와 대리인(경영자)과의 상충된 이해관계로 인하여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삼성전자의 주주인 엘리엇의 요구가 삼성전자 및 삼성그룹의 이해관계와 크게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이 부사장의 생각은 엘리엇이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면서 반기는 시장의 목소리와는 온도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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