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라이노스, 첫 베트남CB 투자…CII 택한 배경은 인프라 기업으로 낮은 디폴트 리스크·장기 성장성

정준화 기자공개 2016-10-20 08:44:18

이 기사는 2016년 10월 17일 09: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 전환사채(CB) 첫 투자인만큼 어느 때보다 꼼꼼히 들여다 봤습니다."

메자닌 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라이노스자산운용 전명호 대표의 말이다. 업계에서 손꼽히는 메자닌 투자 전문가로 통하는 전 대표는 지난 4월 라이노스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전환 이후 베트남 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 투자를 진행 중이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베트남 기업의 CB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기업은 베트남 최대 민간 인프라 개발업체인 호치민인프라스트럭처인베스트먼트(CII)다. 이 CB는 달러로 발행되며, 발행 규모는 6000만 달러(약 670억 원)다. 펀드는 환헤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딜은 1년여 동안의 투자 검토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 전 대표는 위드인베스트먼트 시절부터 글로벌 CB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오너가 중심인 국내 기업들의 경우 지분율 희석을 꺼려해 CB 발행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CB를 발행하는 기업은 그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기업으로 인식되는 현실이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은행 등의 금융기관이나 펀드들이 주요 주주들이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곳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지분율 희석에 대한 부담 없이 우량한 기업들도 CB를 종종 발행하고 있다. 글로벌 CB 시장의 발행규모는 540조 원으로 우리나라(11조 원) 보다 50배 가량 큰 것으로 파악된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비교적 우량 CB가 많은 글로벌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글로벌 10개 기업의 CB에만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베트남 CB는 글로벌 기업이 이미 발행한 CB를 유통시장에서 구해 투자하는 것과 달리 직접 해당 기업이 라이노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경우다.

아직 선진국 기업들이 라이노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CB를 발행하기에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신생에 가깝다. 운용자산 규모라던지 트랙레코드 면에서 글로벌 운용사들에 비해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아시아 국가들 중 베트남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젊은이들이 많고 성실한데다 인건비도 중국의 절반 수준으로 중국을 대신할 '제 2의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전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직원들을 3개월에 한 번씩 출장을 보내 베트남 기업들을 물색했다. 여러 기업들을 소개받고 검토 후 최종적으로 접촉한 곳이 CII다.

CII는 도로 및 교량 인프라 개발 관련 사업 전반(프로젝트 수주→개발→운영)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베트남 기업 중 BOT 프로젝트 부문에서 독보적인 시장지위를 갖고 있다. 시가총액 3400억 원 수준으로 베트남판 다우지수인 VN 30 지수의 구성 종목이다.

수익 기반이 안정적인데다 총 차입금(상반기 기준 4200억 원)의 90% 이상이 장기차입금으로 잘 분산돼 있다. 또 총 차입금의 80% 이상이 베트남 국영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이며, 각 은행들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AA~AAA로 분류하고 있다.

주주 구성도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1대주주는 베트남과 오만이 각각 지분을 절반씩 가진 국부펀드며, 2대주주는 국영기업, 3대 주주는 골드만삭스, 4대 주주는 CII의 CEO와 임원들이 만든 SPC다.

투자기간 동안 CII의 디폴트가 나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과 성장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 라이노스자산운용은 베트남 국가 자체의 리스크를 체크했다. 외환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업들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외환보유고는 40조 원 가량이며 외채가 70조 원 수준이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등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며 외채 중 80%가 장기채이기 때문에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은 KPMG와의 두 달여간의 실사 과정을 거쳐 CII에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 금리는 연 1%, 전환가액은 발행시점의 주가에 30% 할증 조건이다. 이 기업의 주가는 3만 베트남동화 수준이다. 2011년 골드만삭스가 이 회사의 CB에 4000만달러를 투자할 당시 30% 할증 조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회사 측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

전 대표는 "그동안 메자닌 시장에서 쌓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여러 방면에 신중을 기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