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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만 인수]M&A·전자업계 "보안·성과 돋보인 깜짝 딜""완벽한 기밀 유지…車전장시장 진입 10년 시차 단숨에 만회" 호평

정호창 기자공개 2016-11-17 10:33:16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6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오디오 전문그룹 하만(Harman) 인수를 전격 발표한 것에 대해 인수합병(M&A) 시장과 전자업계 전문가들이 '역시 삼성'이란 호평을 내놓고 있다. 거래 상대방이 최소 10여 곳 이상인데다 거래 규모가 9조 34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딜을 철통 보안 속에 진행해 성사시킨 점과 경쟁사보다 진입이 10년이나 늦은 자동차 전장시장에서 단번에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는 성과를 만들어 낸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M&A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딜이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 전까지 시장에 노출되지 않은 점에 감탄하고 있다. 거래규모가 국내 기업 M&A 역사상 최대인 초대형 딜을 진행하면서 수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성사 직전까지 완벽하게 기밀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인수대상인 하만이 특정 오너가 소유한 기업이 아니라 수백 곳의 기관 투자가들이 주식을 보유한 상장 기업이란 점 때문에 삼성전자의 '철통 보안'은 더욱 M&A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M&A 추진시 보안 유지가 생명이긴 하나 딜 진행과정에서 다양한 관계자들을 통해 정보가 조금씩 흘러 나오기 때문에 성사 전까지 기밀이 완벽히 유지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하만의 경우 삼성전자가 인수를 위해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는 경영권 지분을 보유한 과점주주의 수만 10여 곳에 달해 정보유출 가능성이 다른 딜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안성'에 정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딜을 진행하며 그동안 다양한 업무를 맡겨왔던 글로벌 IB나 국내 대형 법무·회계법인 등을 철저히 배제하고, 미국 M&A 부티크(독립형 자문사)인 에버코어(Evercore)와 로펌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 정도만 자문사로 고용했다. 삼성그룹과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최고 경영자 일부와 극소수의 실무진만이 정보를 공유하며 거래를 극비리에 진행했다.

이 때문에 M&A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IB업체 M&A 전문가들마저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를 통해 해당 딜을 인지했다는 후문이다.

IB업계에선 하만이 미국 증시 상장업체라 딜 정보가 사전에 누설될 경우 주가 상승 등으로 인수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벌처펀드와 같은 투기자본이 거래에 끼어들어 딜 성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해 삼성그룹이 보안에 더 각별하게 신경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프랑스 퍼블리시스와 진행했던 제일기획 매각이나,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그룹과의 마그네티마렐리 인수 등에서 거래정보 유출로 협상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점이 이번 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막강한 자본력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 차입 등 복잡한 인수구조를 짤 필요가 없기에 자문단을 최소로 꾸릴 수 있었고, 오너 중심의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구조를 갖고 있어 초대형 딜임에도 속전속결 진행이 가능했다"며 이번 '깜짝 딜'의 성공 배경을 분석했다. 한 마디로 '삼성전자였기에 가능했던 딜'이란 평가다.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딜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 장착, 시장 지위 상승 등 M&A의 기본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딜을 성공시켜 향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팀을 신설해 자동차 전장부품시장 진출 모색에 나선 업계 신생 사업자에 불과했다. 해당 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전자업계 맞수인 LG전자보다도 시장 진출이 10년 이상 뒤질 정도로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컸다.

하지만 이번 하만 인수 성공을 통해 삼성전자는 단숨에 글로벌 전장부품시장 메이저업체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하만은 카오디오 분야에서 41%의 독보적인 점유율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으며,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도 24%의 점유율로 1위 자리에 올라있는 자동차 전장시장 초강자다. 텔레매틱스와 전체 인포테인먼트 부문 시장 지위는 글로벌 2위다. 연평균 9% 고속 성장세를 나타내며 전장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 중인 커넥티드카용 솔루션 분야에서도 손꼽히는 선두기업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통해 최소 10년 이상 뒤진 경쟁사와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는 것을 넘어 역전까지 이뤄냈다"며 "65조 원 이상의 순현금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막강한 자금력과 최고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합쳐져 만들어 낸 대반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 선언을 느긋하게 지켜봤던 글로벌 기업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수십년간 가전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이 하만과 결합하면 전장사업과 스마트 가전사업 모두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 경쟁사들의 위기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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