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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이례적 회사채 축소 발행 배경은 [Deal Story]수요예측 절반 미매각…유효수요만큼만 발행, 주관사 인수 부담 無

김병윤 기자공개 2016-11-28 09:17:45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5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컵에 물이 절반이 차있다. 어느 누구는 '절반 밖에 안찼네'라고 할 것이고, 다른 누구는 '절반이나 찼네'라고 할 수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180도 다르게 상황을 인지하게 된다.

한독(A-, 부정적)이 3년물 300억 원어치 발행에 나섰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유효수요는 발행 계획의 절반인 150억 원 들어왔다. 이를 두고 어떤 해석을 내리는 게 타당할까.

불확실이 확대된 채권시장·급등하는 금리, 무엇보다 '부정적' 아웃룩이 달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반대 시각도 있다. 엄연히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이런 저런 사유로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강조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자금 모집에 실패했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기 앞서 한독의 회사채 진행 결과를 더 살펴보면, 한독은 결국 150억 원어치만 발행할 예정이다. 한독은 첫 증권신고서에서부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미달된 물량은 발행하지 아니한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어느 정도 미매각 가능성을 짙게 본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한독은 왜 유효수요만큼만 발행한 것일까. 일반적으로 발행사는 수요예측 결과와 관계없이 발행 예정액만큼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미달된 금액은 주관사가 책임지는 '총액인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독은 최근 시설·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금 니즈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 한독은 최근 일본 산에이겐(San-Eiggen F. F.I. Inc.)으로부터 테라벨류즈(Theravalues Corporation)의 지분 67.86%를 211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예정일자는 다음 달 12일이다.

돈은 절실히 필요하다. 당장 현금흐름이 문제다. 올 3분기 말 기준 잉여현금흐름은 -116억 원이다. 전년 말 대비 적자폭이 100억 원 정도 늘었다. 올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2억 원이다. 단기차입금(532억 5000만 원) 대비 과소해 유동성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

시장에서도 축소 발행을 흔치 않은 사례로 보고 있다. 특히 한독의 재무구조를 감안했을 때, 쉽사리 납득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한독과 회사채 발행을 두고 시기나 규모 등을 오래 논의했다"며 "한독은 회사채 외에도 금융권을 이용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축소 발행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독과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협의를 한 결과물이겠지만, 대체로 한독이 미래에셋증권의 입장을 상당히 고려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은 회사채를 인수하는 것은 주관사에 큰 타격"이라며 "최근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손실이 대두되면서 신용도 이슈가 있는 크레딧물 인수를 자제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한독이 신용등급 개선이 단기간 내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향후 차환을 감안해 발행 규모를 줄였을 수도 있다"며 "그래도 한독이 주관사의 입장을 많이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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