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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아직도 배고프다...성장가능성 주목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②까다로운 선정 절차…전국적으로 '펀드명인' 육성

서정은 기자공개 2016-11-30 09:46:00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25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펀드 사업의 성장성이 가장 큰 금융사다. 전국에 퍼져있는 지점망, 높은 인지도, 전 연령을 아우르는 고객층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농협은행도 이를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해왔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본사 내 위원회-실무부서-영업점 간의 유기적인 관계다. 농협은행은 전국 지점망을 모두 아우르기 위해 웰스매니지먼트(WM) 제도를 두기 시작했다. 각 지역별로 WM들이 영업점 직원들과 협업하는 구조는 비수도권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지난해 도입한 '펀드명인'도 펀드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 까다로운 상품 판매 절차…'본사 위원회-펀드팀-WM' 유기적 움직임

농협은행의 펀드 사업을 관장하는 곳은 본사에 있는 펀드팀이다. 펀드팀은 개인고객부 산하 WM사업단에 소속돼있다. 총 16명의 직원들은 펀드 전산업무부터 상품 개발·분석·기획 및 사후관리까지 맡는다. 백문기 팀장이 2014년 펀드마케팅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펀드팀의 업무는 자산운용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펀드팀은 운용사를 만나 직접 유망펀드를 추천받기도 하고, 펀드 설정을 요청하기도 한다. 금융시장 상황을 리서치하며 적시에 필요한 펀드들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펀드팀이 상품을 공급하는 심장이라면 본사에 있는 위원회는 두뇌로 비유할 수 있다. 펀드팀에서 제안한 상품들의 옥석이 이 때 가려진다. 현재 농협은행에는 투신상품선정심의회, 투신상품선정협의회, 상품위원회 등 총 세 개의 위원회가 있다. 어떤 펀드가 농협은행에서 팔리려면 이 모든 관문을 거쳐야한다는 소리다.

투신상품선정심의회는 펀드팀 구성원들이 개입된다. 펀드팀 직원들이 특정 상품을 유망하다고 판단하면 투신상품선정협의회로 의사결정이 넘어간다. 김기해 개인고객부장이 이끄는 투신상품선정협의회에는 타 부서, 영업점 WM들이 참석한다. 이들 중 80%가 펀드 판매에 동의하면 마지막 단계인 상품위원회만 남게 된다.

상품위원회는 서기봉 영업추진본부장(부행장)이 총책임자다. 상품위원회에는 펀드 뿐 아니라 여신·수신상품도 올라오기 때문에 각 팀 간 경쟁도 치열하다. 펀드팀은 향후 6개월 간 마케팅 전략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종 단계인 상품위원회의 역할을 놓고 어느선까지 권한을 부여 할 것인지 1년 간 이견이 있었다"며 "보고 내용에는 구체적인 판매 계획 등을 기재해야하기 때문에 무작정 특정 펀드를 밀어주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면 이제는 WM들이 움직일 차례다. 각 지역 영업본부와 일선 영업점에 배치된 WM들이 손과 발이 돼 본부-지점을 연결해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WM들이 각 지점에서 필요로 하는 사항들을 취합해 본사에 전달하거나, 세미나를 요청한다"며 "전국에 WM들이 배치돼 자산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앤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 펀드명인 지속적 배출…고객자산증감율 간접 반영으로 판매 독려

농협은행은 지난해부터 펀드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펀드명인 제도는 농협은행의 판매 역량을 여실히 드러낸다. 농협은행은 펀드수수료 실적을 1억 원 이상 달성한 직원들은 '펀드명인'으로 따로 관리하고 있는데, 2014년에 2명에서 2015년에는 16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펀드명인에 이름을 올린 직원들은 10명이다. 지난해보다 숫자는 줄었지만, 2억 원 이상의 수수료 실적을 올린 직원들은 오히려 늘었다. 예비 펀드명인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달 22일을 기준으로 수수료 실적 1000만 원 이상인 직원들은 총 532명, 100만 원 이상인 직원들은 총 2700명이다. 특히 지방에서 펀드명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고객자산증감율을 지점평가에 반영해 펀드 판매를 더욱 독려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이번 분기부터 신규 자산 유치, 고객수익률 등을 포괄하는 '고객자산증감률'을 지점평가 항목으로 신설했다. 직원들은 고객들의 자산을 늘리기 위해 펀드 판매에도 적극 나설 수 밖에 없다. 고객자산증감율은 이번 분기 시범도입을 거쳐 내년부터는 전 지점에 시행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최근 2~3년동안 적극적으로 펀드를 팔았다고 하지만 목표치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내년 초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펀드 사업이 더욱 탄력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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