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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생 은행장으로 세대교체 시작될까 [은행권 인사태풍]①대다수 은행 수장 1950년대 후반 출생 세대…내년 초 교체 '촉각'

한희연 기자공개 2016-12-15 09:30:04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4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60년대 생 은행원들은 1980년대 중반 전후로 입행, 한국의 경제성장시기와 맞물려 일어난 은행의 비약적인 성장을 몸소 체험했다. 2017년 만 57세를 맞는 이들 1960년 생들은 이제 은행의 최고 수장인 최고경영자(CEO)를 바라볼 나이가 됐다. 아직까지 국내 은행 중 60년대 생 수장은 고작 한 두명에 불과하지만,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이들 60년대 생으로의 세대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사실 은행권은 다른 산업권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이를 반영하듯 임원이나 CEO의 나이도 다른 여타 기업에 비해 다소 많은 편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16개 은행장의 평균 출생년도는 1954.5년으로, 1960년대 출신 은행장은 손교덕 경남은행장 단 한 명 뿐이다. 하지만 부행장 등 행장 바로 밑의 임원들의 경우 1960년대 생이 다수 포진, 세대교체 임박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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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중 이미 1960년대 출신 행장을 경험한 곳은 국내 은행 중 단 세 곳이다. 앞서 언급한 손교덕 행장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경남은행을 이끌어 왔다. 손 행장은 경남은행이 BNK금융 계열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조직을 잘 추스린 데다 목표한 경영실적을 초과 달성했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올초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외환은행과 통합 직전 하나은행장이었던 김병호 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1961년 생이었다. 김 부회장은 전임 행장의 중도 퇴임으로 2014년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으며 은행의 수장 역할을 시작, 2015년 2월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직무대행과 은행장을 역임하면서, 안정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전년도보다 나은 실적을 시현하며 안정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15년 8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 통합을 꾀하며 통합 KEB하나은행장으로 함영주 행장이 깜짝 내정되며 김 부회장의 은행장 직무는 6개월 여 만에 끝났다. 김 부회장은 이후 하나금융지주의 부회장 직에 임명돼, 그룹총괄센터를 담당하며 그룹 안팎의 살림을 챙기고 있다.

이밖에 현재 박종복 SC제일은행의 전임이었던 아제이 칸왈 행장이 1966년생이었으나, 외국계 은행의 외국인 행장이었다는 점에서 예외성이 인정된다.

현재 국내 16개 은행중 경남은행을 제외하고 1960년대 생 수장이 가장 빠르게 나올 가능성이 있는 곳은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다. 우리은행이나 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경우 부행장의 대부분이 아직 1950년대 생인데다, 은행장 자리에 근접하다고 여겨지는 선임 부행장들이 50년대 생이 많은 데 비해,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경우 부행장 대다수가 1960년대 생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조용병 은행장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회장으로의 승진 여부와 맞물려 세대교체 가능성도 상당부분 키우고 있다.

은행권은 항아리형 인력구조로 인사적체가 심하다고 지적받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따라서 인사적체 해소 측면에서도 은행 일각에서는 하루빨리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대다수 은행장들이 이미 1950년대 후반 출생이라는 점도 차기 행장 후보로는 1960년대 생이 다수 탄생하지 않겠냐는 기대의 바탕이 된다.

다만 은행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CEO인 만큼 연륜과 경험 측면을 중시해 천천히 바뀌어도 된다는 경계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고령화 추세에 맞춰 정년 또한 늦춰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쌓은 기존 인력들의 위기관리 능력 등 연륜은 당분간 국내외 경제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빛을 발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위기에 빠진 산업은행을 구원할 구원투수로 다년간의 금융권 CEO 경험을 보유한 이동걸 회장이 취임한 것이 단적인 예다. 기업 구조조정 역할 수행에 있어 국책은행의 혈세 수혈 논란에 휩싸인 현 시국에서 이 회장은 올초 취임 이후 특유의 뚝심을 바탕으로 산업은행 수장 역할을 중립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960년'이 단순히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과 경험을 감안하면 성향이나 가치관 등의 미묘한 차이는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며 "당장 전격적 세대교체가 거의 모든 은행에서 이뤄질 가능성은 적으나 내년을 기점으로 일부 변화는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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