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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핏줄' 대성합동-대성홀딩스, 손익·재무는 천지차이 무리한 확장 후유증 vs 리스크 최소화, 공정거래법상 묶여 있어

김장환 기자공개 2016-12-20 08:33:53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6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뿌리를 두고 갈라져 나와 독립경영을 벌이고 있는 대성합동지주와 대성홀딩스가 지배구조나 경영스타일, 실적, 재무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전자기 사업확장 여파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면 후자는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성그룹은 창업주 고 김수근 회장이 2001년 세상을 떠난 뒤 크게 3개 계열간 독자 노선이 시작됐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거느린 대성산업, 차남 김영민 회장 측 서울도시가스, 삼남 김영훈 회장이 맡은 대구도시가스가 서로 연결고리를 끊으면서 각자의 길을 걸었다.

대성그룹의 근간은 모태기업 대성산업의 지주사 대성합동지주에 있지만 정작 대성그룹 및 대성지주란 명칭은 법적으로 대성홀딩스가 들고 있다.

대성홀딩스는 김영훈 회장이 대성산업과 독자적인 지배구조를 갖추면서 탄생한 대구도시가스 측 지주사다. 대성합동지주와 대성홀딩스는 지난 수년 간 대성그룹 및 대성지주란 회사 이름 사용권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였고, 올 2월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대성홀딩스 손을 들어줬다.

양측이 이처럼 분리돼 확실한 선을 긋고 각자의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으로는 서로 묶여 있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회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채무보증을 비롯해 상호출자, 신규 순환출자,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규제를 받고 있다.

정작 지분 관계로 놓고 보면 양측의 접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창업주 차남 김영민 회장 측 회사로 분류되는 서울도시가스와 차남 김 회장 측 대성홀딩스는 일부 계열의 지분을 동시에 들고 있다. 하지만 장남 김 회장과 대성홀딩스 사이에는 지분이 얽힌 계열이 눈에 띄지 않는다.

김영훈 대성홀딩스 회장이 개인적으로 대성합동지주 주식 일부를 들고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극히 소수다. 보유 주식수 2만 8590주, 지분율이 1.59%에 그친다. 대성합동지주는 김영대 회장이 지분 46.81%를 들고 있어 최대주주 자리를 확고히하고 있다.

반면 대성홀딩스에는 김 회장 일가 외 친족 지분이 전혀 들어와 있지 않다. 김 회장이 지분 39.9%를 쥐고 있는 최대주주이고, 뒤를 이어 장남 김의한 씨가 16.06% 지분을 확보한 개인 2대 주주로 올라 있다. 김 씨는 2013년 불과 19세 나이에 김 회장 보유 주식을 증여받아 현재 자리에 오르며 이목을 끌었다.

대성홀딩스는 이외에 김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 있는 대성밸류인베스트먼트가 16.7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자 지분율을 합치면 도합 72.74%가 오너가 몫이다. 대성합동지주보다 오너 일가 지배력이 크게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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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홀딩스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성합동지주와 달리 안정적 실적과 재무여력 등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다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매출 6330억 원, 영업이익 146억 원, 당기순이익 18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8.3% 넘게 줄었지만 수익성 흑자 흐름은 올해 역시 이어졌다.

대성홀딩스의 선방은 무리한 확장 없이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방안을 택한 덕분으로 평가된다. 도시가스 등 공급 사업에 주력한 덕분에 수익성을 지켜냈고, 탄탄한 재무구조 역시 이어나갈 수 있었다. 올 9월 말 연결기준 대성홀딩스는 부채총계 4771억 원, 자본총계는 5432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87.8%다. 이 기간 총 차입금은 2757억 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27.03%에 그쳤다. 현금성자산은 2063억 원으로 순차입금은 694억 원이다.

하지만 대성합동지주는 같은 시기 대규모 손실을 지속했고 이로 인해 재무구조도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됐다. 대성합동지주는 올 3분기 누적 연결기준 6201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대성홀딩스와 비슷한 외형을 기록했지만134억 원대 영업손실과 639억 원대 순손실을 냈다. 2013년부터 지난 3년 동안 지속해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성합동지주의 지속된 적자는 주요 계열 대성산업의 무리한 사업 다각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GS칼텍스의 최대 일반대리점으로 안정적 실적을 거뒀던 대성산업은 2010년부터 사업군을 해외자원개발, 열병합발전, 유통·건설업까지 우후죽순으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 서울 구로 신도림동 복합문화공간 '디큐브시티'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다. 올 9월 말 연결기준 대성산업은 1885.1%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을 정도다.

양측은 이처럼 뿌리는 같은 곳이지만 처한 현실은 전혀 다른 회사로 완전히 갈라졌다. 공정거래법상 문제와 양사의 관계 등을 볼 때 대성홀딩스가 대성합동지주 측을 돕고 나설 가능성도 사실상 없다. 대성합동지주는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자산 매각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반전 기회를 맞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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