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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출신' 김도진, 기업은행 'CEO리스크' 털어낼까 조준희·권선주 이어 3연속 내부출신 행장…'배후설' 한계도

정용환 기자공개 2016-12-26 08:14:19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신임 기업은행장에 김도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임명 제청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자는 조준희 행장, 권선주 행장에 이어 3연속 내부출신 은행장이 됐다. 과거 낙하산 인사 일색이던 기업은행장에 이제는 내부승계 전통이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김도진 기업은행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장 선임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따른다. 청와대에서는 직무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황교안 권한대행이 김도진 기업은행장 내정자의 임명을 결정한다.

금융권 내외부에선 김도진 내정자가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뒤를 이어 연속성 있는 경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김도진 내정자는 그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으로서 은행의 경영전략 방향 기획 및 추진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권선주 행장의 경영 스타일을 익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도 안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김도진 부행장은 전략과 기획 부문의 요직을 거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며 "김도진 부행장의 은행장 내정이 시사하는 바는 현 전략 담당 부행장의 은행장 승진으로 경영전략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김도진 내정자의 신임 행장 선임이 가지는 가장 큰 의미는 내부출신 은행장 승계 전통을 확립했다는 데 있다. 꽤 오랜 기간동안 기업은행의 약점으로 지목돼온 건 'CEO(최고경영자) 리스크'였다. 국책은행의 특성상 기획재정부가 51.81%, 국민연금이 8.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은행장 인선은 항상 정부 측 낙하산 인사의 창구로 활용돼왔다.

24대 권선주 행장까지 이어져 내려온 역대 기업은행장 중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인사는 단 2명에 불과하다. 1961년 출범 당시부터 2010년까지 역대 기업은행장은 전원 외부 출신이었다. 1996년 취임한 김승경 전 행장이 내부출신으로 분류되긴 하지만 그는 농업은행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엄말히 말하면 내부출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런 역사 때문에 기업은행은 행장이 바뀔 때마다 경영 방침이 수정되는 등 주기적인 CEO리스크에 노출돼있었다.

기업은행장

기업은행 내부 출신 인사가 행장에 선임되기 시작한 건 전임 조준희 행장 때부터였다. 2010년 선임된 조 전 행장은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2008년 전무이사 겸 수석부행장까지 승진한 공채출신 기업은행원이다. 당시 조 전 행장의 인사를 앞두고는 김용환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나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금융감독원장)등의 내정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권선주 행장의 취임을 앞두고 기업은행 내외부에서는 조 전 행장의 연임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는 역대 IBK기업은행장 인사를 통해 목격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감을 방증한다. 당시 유력한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인물들은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최종구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다. 내부출신 권 행장의 선임되자 조 전 행장 연임을 주장하던 목소리도 사라졌다.

김도진 내정자가 25대 기업은행장으로 임명 제청된 것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기업은행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각에선 CEO 리스크가 아직 다 걷어지지 않았다. 이번 기업은행장 인선을 앞두고도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신임 기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등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최근까지도 금융노조로부터 김도진 내정자에 대한 정치적 배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김도진 내정자에 대해 "기업은행에 오랫동안 재직하여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가능하며, 뛰어난 대외협력 능력과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금융의 기반이 되는 국책은행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도진 내정자가 앞으로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경영을 통해 4연속 내부 승계 전통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은행의 CEO리스크 해소에도 기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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