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트럼프의 반란, 강달러 제동걸리나 [기로에 선 달러투자] ①전문가 "트럼프 발언 불구 달러 약세로 전환될 경제여건 아니다"

이승우 기자공개 2017-01-23 10:24:24

이 기사는 2017년 01월 20일 0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두가 '사라(Buy)'를 외치던 달러 투자에 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느닷없이 달러화 가치를 약하게 유도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돌발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이미 너무 강세다. 달러가 너무 강세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 그들(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다. 그것(달러 강세)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며 달러 강세와 위안화 환율에 대한 의견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금융시장은 트럼프가 달러화 약세 유도 정책을 천명한 것이라 해석했고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트럼프의 발언에 외환시장은 즉각 반응,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갈 상황이 아니다'며 해프닝에 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가치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그동안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상승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점을 감안, 경계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달러약세 유도, 경제상황과 모순"

트럼프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달러화 약세를 통한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트럼프가 언급했듯 그 타깃이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이미 환율조작국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통화 전쟁을 선포하고 있는 상황이다.

SC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내수경제는 최근 수년래 최고의 호황을 누리면서 정점을 찍고 있고 이제 수출을 통한 경기 부양 카드까지 쓰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상황을 감안하면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갈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중국, 아시아 등 통화 가치를 지탱해 줄만큼 경제가 견고한 지역이 없기 때문이다.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의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건 경제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로 지역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회복세는 빠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 약세가 쉽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이미 여러 차례 금리를 올린데다 올해에만 3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너무 희박한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가치의 향방은 트럼프보다는 연준에 달려 있다"며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연준의 통화정책은 달러화 강세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경제 여건상 달러화가 강세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약세를 유도하려면 글로벌 합의가 필요하다"며 "현재 다른 나라들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SC은행 관계자는 "미국 경제를 살리려고 하고 통화는 약세로 유도하려는 건 모순이다"고 말했다.

◇달러 인덱스 10년래 최고, 경계는 필요

전문가들은 향후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나 그동안 크게 오른 것을 감안, 추가 상승에 대해 경계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뜻하는 달러 인덱스가 지난 10여년래 최고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
@달러 인덱스 추이

최근 달러인덱스는 100을 넘어섰다.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시절 기록했던 120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예고된 금리인상에 대한 선반영이 충분히 이뤄졌을 수도 있다는 것.

이승호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달러화는 금리인상 기간보다 금리인상이 단행되기 이전에 주로 나타났다"며 "지난 94년에서 95년, 2004년에서 2006년 금리인상이 개시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약세 유도가 경제상황과 맞지 않는 정책이지만 트럼프의 강력한 보호 무역주의를 감안하면, 다른 방식의 달러 약세 유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특히 환율조작국이라는 경제안보 측면이나 외환시장을 통한 개입 등 자국 우선주의에 근거한 외환정책을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 하고자 하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제조업의 부흥을 꾀하는 트럼프 신행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배치된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큰 폭의 달러화 강세를 오랜 기간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