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생명공학 IPO, 성과보다 시장 배려 빛났다 [Deal Story]공모결과 불문, 20억 주관사단에 보장…수수료 후려치기 관행 속 모범사례
이길용 기자공개 2017-02-27 10:32:46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4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디생명공학이 기업공개(IPO) 최저 수수료를 주관사단에 보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모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시장과의 소통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에스디생명공학은 주관사들에게 1.8%의 수수료를 약속했다. 하지만 공모 규모가 줄어 수수료가 적어지게 됐다. 그러자 수수료율에 따른 대가의 2배에 가까운 20억 원을 주관사단 몫으로 정액 책정하고 화끈하게 지급했다. 수수료 후려치기가 횡행하고 있는 IPO 시장에서 귀감이 되는 사례로 꼽힌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14~15일 이틀 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 5000~1만 8000원으로 제시했는데 주문이 밴드 하단에 몰리면서 공모가는 1만 2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 흥행에 실패하면서 에스디생명공학은 공모 규모도 줄였다. 당초 600만 주를 공모해 900억~108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공모가를 밴드 하단 밑으로 낮추면서 480만 주로 공모 물량을 줄였다. 이로 인해 조달 금액도 576억 원으로 급감했다.
당초 에스디생명공학은 대표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공동 주관사 미래에셋대우에 수수료를 180bp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희망 공모가 기준으로 주관사단이 기대할 수 있는 수수료 수입은 16억 2000만~19억 4400만 원이었다. 공모 규모가 줄면서 주관사단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도 10억 3680만 원으로 감소했다.
공모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에스디생명공학은 1년여 간 IPO를 위해 고생한 주관사들을 위해 20억 원의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수요예측이 끝난 후 수수료 1.8%에서 기준을 바꿔 공모 규모에 180bp를 곱한 금액과 20억 원 중 큰 금액이 IPO 수수료가 될 수 있도록 조건을 변경했다.
공모 인수 물량 비중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가 각각 10억 원과 7억 원의 대가를 받았다. 공동 주관사였던 미래에셋대우는 3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국내 자본시장 딜에서 박한 수수료가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발행사가 먼저 주관사들에게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보장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공모 흥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주관사들에 대한 보상 수준은 다른 어떤 딜보다 훌륭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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