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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M&A]박삼구, 우선매수권 양도 카드 꺼낸 배경은인수자금 모집 난항…채권단 압박 전략인 듯

이효범 기자공개 2017-03-13 15:30:02

이 기사는 2017년 03월 13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주주협의회에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양도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그동안 이번 인수와 관련해 "순리대로 진행될 것", "인수대금 조달을 완료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극단적으로 우선매수권 양도가 불가능하다면 인수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제 3자에 양도하지 않은 채 개인자격으로 인수대금을 조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타이어(이하 '더블스타')가 주식매매계약(이하 'SPA')을 앞둔 시점에 이같은 입장을 공론화해 채권단을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3일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관련 설명회에서 "박 회장이 최근 계열사와 제3자를 금호타이어 주식 인수자로 지정해 컨소시엄 형태로 주식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문을 최근 주주협의회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이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사실 박 회장과 그의 자녀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전략기획실 사장에게 부여된 우선매수권의 제3자 양도 여부는 최근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불거져 나왔던 논쟁이었다. 이같은 논쟁이 터져나올 때 마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측은 '우선매수권 제 3자에 양도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 회장 측도 그동안 우선매수권 양도를 허용해 달라는 입장 표명을 최소화 했었다. 다만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점과 인수전에 함께 참여할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과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밝혔던 게 전부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입장 표명을 통해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주주협의회와 맺은 약정 내용을 공개하며 우선매수권 양도 논란을 공론화했다.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 한'이라는 약정 상 문구를 두고, 주주협의회의 동의가 있으면 승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우선매수권 양도 문제를) 이전에 공론화 했다면 입찰 방해로 우선매수권을 박탈하겠다고 주장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물밑으로 요구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과의 SPA 체결 전에 (원매자인) 더블스타도 알아야 할 것 같아 최근 공문 보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양도 논쟁을 공론화한 게 개인자격으로 9549억 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는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에 대해 "컨소시엄 허용 여부와 상관없이 그동안 SI 물색을 추진을 했었다"며 "지금도 중국기업을 포함해 복수의 투자자들과 의미있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매수권 양도 문제를 공론화시키면서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게 매각하기로 한 채권단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이번 거래에서 채권단의 입장 변화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특히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양도 문제를 협의하지 않고 매각을 추진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약정 내용에 따라 지속적으로 우선매수권의 일부를 양도해 컨소시엄을 구성, 우선매수권 행사를 허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주주협의외 안건으로 정식 부의해 달라고 했다"며 "산업은행은 부의도 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일부에서는 주주협의회를 열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제3자 양도 허용 여부를 표결에 부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매수권 양도 불가' 원칙을 내세웠던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이같은 논의 자체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게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박 회장이 인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입장 표명과 관계없이 이날 예정대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지난 10일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게 매각하는 안건을 두고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최종 매각가격은 더블스타가 제시한 9549억 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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