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A보다 클래스 C 주력...장기투자 외면 [판매사 펀드 라인업 분석] ④온라인전용 E 클래스, 키움증권 압도적
김슬기 기자공개 2017-03-30 09:29:02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4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판매사 대부분은 클래스A보다는 클래스C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사 입장에서 보면 선취판매수수료를 가져가는 클래스A를 많이 파는 게 좋지만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클래스C의 구색을 더 갖춰둔 것으로 보인다. 말로는 장기 투자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단기 투자를 부추기는 라인업이라는 지적이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전용인 클래스 E의 라인업이 타사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판매사 대부분 '클래스 C' 주력…키움증권만 '클래스 A' 비중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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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머니투데이 더벨과 한국펀드평가가 금융투자협회 공시(2월 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상위 7곳의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SC·기업은행)과 상위 10곳의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KB·삼성·한국투자·하나금융·신한금융·대신·유안타·키움증권) 등 총 17곳의 판매사 중 16곳은 클래스C의 비중이 클래스A의 비중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만 클래스A 비중이 높았다. 각 판매사별 펀드 클래스수는 운용사에서 금융투자협회에 제공하는 펀드 클래스 기준을 따랐다.
펀드 클래스C의 경우 선취판매수수료가 없다. 대신 매년 고정적으로 나가는 총보수(운용보수, 판매보수, 수탁보수, 기타보수)가 클래스 A보다 더 비싸다. 클래스 A는 선취판매수수료가 있지만 판매보수가 클래스 C에 비해 적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1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할 때는 클래스A가 유리하고 단기투자를 할 때는 클래스C에 가입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결국 판매사들은 단기투자를 하기 적합한 클래스C를 가판대에 더 많이 올려놓은 것이다.
전체 판매사 중 클래스C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SC은행(53.9%)으로 펀드 중 절반 이상을 클래스C로 채웠다. 그 뒤를 대신증권(46.9%)이 이었다. 대부분의 판매사는 클래스C의 비중을 30%에서 45% 내외로 가져갔다. 은행 중에서 클래스C의 비중이 가장 적은 곳은 신한은행(34.5%)이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키움증권(13.1%)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았다.
클래스C 비중과 클래스A 비중 차이가 가장 큰 곳은 SC은행이었다. 클래스C의 비중이 클래스A의 비중보다 27.6%포인트 더 컸다. 반면 키움증권은 클래스C보다 클래스A가 19.6%포인트 더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의 특성상 펀드 리밸런싱을 자주 하는 편이어서 선취판매수수료가 없는 클래스C를 더 선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판매사, 펀드회전율 높이는 클래스C 선호…투자자도 환매부담 없어
판매사가 클래스C를 선택하는 이유는 클래스A에 비해 판매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중 선취판매수수료가 높은 클래스A를 선뜻 고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판매사 입장에서도 선취판매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판매 회전율을 높이기에 좋다는 것.
시중은행 중 클래스A의 비중이 낮은 곳은 우리은행(20.1%)과 신한은행(20.1%)이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이 전체 펀드 중 16.3%만 클래스A를 팔고 있다.
시중은행 펀드담당자는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면 클래스A를 파는게 유리하지만 펀드를 판매하는 입장이 되어보면 클래스A를 권유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1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할 경우 연간 총보수가 적게 들어가는 클래스A가 더 유리하지만 시장상황이 급변하는데 무작정 장기투자하라고 권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창구에서 펀드를 권할 때 선취판매수수료가 높은 클래스 A를 권하는 직원은 거의 없다"며 "고객들 역시 처음에 수수료가 많이 떼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클래스 C를 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차피 판매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판매직원도 투자자에게 단기투자하는 쪽을 권해 펀드 회전율이 높이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운용사 관계자는 "요즘 판매사 중 판매직원의 성과를 고객 계좌 수익률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클래스A 펀드를 가입해서 장기투자하라고 권유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시장의 변화를 보고 리밸런싱할 수 있게끔 클래스C를 권하는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말로는 장기 투자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단기 투자에 유리한 클래스 C에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 키움증권, 온라인전용 비중 압도적...대신증권 11.4% 최하위
온라인 전용인 클래스E의 경우 대부분의 판매사들이 10~20%정도의 비중을 가져가고 있었다. 키움증권은 비대면 영업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클래스 E(37.9%)의 비중이 타사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았다. 유안타증권(22.5%), 신한금융투자(19.3%)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 및 증권 통털어 클래스 E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대신증권으로 11.4%에 불과했다.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22.7%)이 온라인 전용 펀드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었다. 우리은행(20.8%), KEB하나은행(19.5%), 농협은행(19.0%) 순으로 뒤를 이었다. SC은행은 13.9%로 은행 가운데 온라인 전용 비중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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