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China+1' 中 출구전략, IT·금융·화장품 주목"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안유화 성균관대 교수 "사드 후폭풍, 한국경제 퇴로 막혀"

강철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7-03-30 09:03: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9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배치를 결정했다. 배치 결정으로 한층 격해진 한국과 중국의 갈등은 군사, 정치, 사회를 넘어 국내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이 각종 무역 제제 조치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떤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할까.

안유화1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사진)는 29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에서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5%를 넘어섰다"며 "삼성, 현대차,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도 매출액의 15~20%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진 후 중국 정부가 민영 기관을 동원해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경제적 보복을 가하고 있다"며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서 경제적 퇴로가 막히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중국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수립하고 있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이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 수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들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에게 추월당한 만큼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안 교수는 "IT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두각을 나타내는 산업군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 베트남 등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온 지역에 수출하는 제품군이 중국과 겹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신흥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남미 지역 국가들 역시 한국 제품 수입량 줄이는 대신 중국 비중을 높이고 있다"며 "중국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한편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는 생존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IT 기술을 심화 발전시키는 한편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글로벌 위안화 허브를 구축하는 등 실효성 있는 금융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사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보다 절대 우위에 있을 산업으로 로봇, 자율 주행 자동차, 화장품, 패션, 의료 등을 꼽았다.

안 교수는 "가상현실(VR)과 연동한 스마트폰, 생체 인식, 플렉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등 고부가가치 4차 기술을 기존 산업에 탑재해 중국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위안화와 관련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차이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 자율 주행 자동차, 화장품, 패션, 의료, 문화콘텐츠 등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고,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중국 기업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산업이 될 것"이라며 "R&D 인력풀이 우수한 점을 감안할 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로봇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 발표 전문>

2020년까지 미국은 전 세계에 7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 주에 4대의 사드를 배치했으며, 괌에 한 곳, 동북아에 두 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한미와 중국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한국과 중국의 경제는 서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국은 한국의 무역 최대 파트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한다. 중국의 한국 수출액은 전체의 4%를 차지한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등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품목 중 10위 이내에 들어간다.

중국은 행정수단, 민영기관 동원, 법적 수단, 금융시장 활용 등으로 한국에 '사드 보복'을 가할 수 있다. 한국 정부에서 내놓은 전략은 수출 다변화다. 차이나플러스원(China+1) 출구전략은 가능할까.

사드 배치 이전의 여러 자료를 보면 한국 정부는 수출 다변화 전략을 일찌감치 폈어야 한다. 한중일 분업 구조에서 중국의 역할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연구개발(R&D)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일례로 중국 기업 화웨이는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입한다.

중국에서 한국의 고가 가전(TV, 냉장고, 세탁기 등), 식품(우유, 분유 등) 제품만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다변성을 꾀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을 제외한 해외로 가야한다. 하지만 한국이 수출에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분야에서 이미 중국이 앞서가고 있는 상태다.

한국이 상위권 내에 있는 수출 품목은 철강, 케미칼, 섬유, 서비스 영역인데, 해당 분야는 한국보다 중국이 더 우위를 점하고 있다. IT를 제외한 분야는 한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하다. 미국, 유럽, 일본, 베트남 등의 지역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수출하는 상품이 겹친다. 해당 시장에서 중국이 대표성을 띄고 있다. 라틴아메리카는 기계, 제조 등의 한국 상품을 수입하는 비중을 낮춰가는 반면 중국 비중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중국이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중국은 이제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힘이 있다. 게다가 한국 경제가 어려울 때 중국이 항상 퇴로역할을 했다. 사드 배치로 인해 한국은 경제적 퇴로가 막혔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는 패션, 의료, 건강식품이다. 특히 제4차 기술혁명 중 핵심을 차지하는 로봇 산업에서 한국은 경쟁력이 있다. R&D 허브로서 고급관리 인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드를 떠나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중국과 함께 할 수 있다. 특허 보유 등에 강점이 있는 한국은 IT를 통해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