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31일 08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계 벤처캐피탈 A사는 펀드 만기가 도래하자 피투자사의 구주 매각을 추진했다. 가격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만기 이전에 회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다. 다행히 매수 희망자가 나왔고 가격도 합의점을 찾았다.하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피투자사가 코넥스 상장사였던 점이 문제였다. 원매자와 합의한 가격은 주가보다 40% 저렴한 수준으로, 코넥스의 가격제한폭인 15%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주가가 떨어지길 기다렸지만 거래량이 없어 주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매각은 불발됐고 A사는 비슷한 일을 한두 차례 더 겪은 뒤에야 가까스로 해당 지분을 정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피투자사가 주식 시장에 상장됐다는 이유로 투자 회수가 어려웠던 것이다.
지금의 코넥스는 상장사 숫자, 전체 시가총액 등 외형만 보면 분명 성장세에 있다. 코스닥 상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많은 벤처기업들이 코넥스의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거래도 원활하지 않고 시가총액도 실제 기업가치와 동떨어져 있어 피투자사의 코넥스 상장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앞선 A사의 심사역도 마찬가지였다.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상장사는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인정 받으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야 정상적인 주식시장이라 말할 수 있다. 코넥스는 아직 코스닥 이전에 잠시 거쳐가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중간 회수 시장이라는 코넥스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코넥스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이전상장을 미끼로 상장사만 늘릴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을 불러모을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코넥스가 매력적인 투자 시장이 되고 거래량이 활발하게 늘어나면 앞서 제기된 문제들은 자연스레 해결된다. 코넥스가 회수 시장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과감한 활성화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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