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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대우조선 충당금 15%까지 늘렸다 수출입銀 '19%', 보다 낮은 비율 눈길…감독기준 문제 없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4-25 09:44:05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0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Exposure)에 적용한 대손충당금 설정 비율을 15%대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요주의' 채권에 적용할 수 있는 최대치를 책정했지만 산업은행은 이보다 비율을 크게 낮춰 잡아 배경이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선수금환급보증(RG)과 무담보채권, 일반대출 등 익스포저 충당금을 15%대까지 반영했다. 산업은행은 대출 4조 9000억 원, RG 2조 3000억 원 등 총 7조 2000억 원대 익스포저를 대우조선해양에 제공해두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에 대해 수출입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충당금을 설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출입은행이 적립한 대우조선해양 여신(RG 포함) 충당금은 12% 안팎이다. 산업은행이 같은 수준의 적립액을 반영했다고 보면 이로 인한 충당금은 약 8600억 원대다.

정작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회계감사를 거쳐 대우조선해양 관련 익스포저 충당금 적립비율을 19% 넘는 수준까지 늘렸다. 4분기에만 이로 인해 5000억 원대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입은행이 이를 크게 늘렸던 이유는 삼정KPMG가 실시한 대우조선해양 실사 결과 추가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KPMG는 현금흐름과 현금창출력 악화, 장기 수주 전망의 불투명성, 인도 지연으로 인한 유동성 확보 계획 차질 등을 이유로 대우조선해양의 미래 존속가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수출입은행 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은 이를 근거로 대우조선해양 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보유 지분 탓에 손실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에 채권에서마저 충당금을 수출입은행만큼 쌓을 경우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낮춰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출자전환으로 확보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지난해 '0원'으로 처리했고 이로 인해 수조 원대 손실을 입었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예상 손실보다 더욱 많은 적자를 지난해 기록한 것도 결국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을 갑작스럽게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2016년 별도기준 3조 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올해 초 잠정 실적을 발표했지만 실제 손실액은 3조 6411억 원에 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잠정실적은 추산 단계로 3조 원 손실 액수가 애초 정확한 것은 아니었다"며 "(대우조선해양 채권 충당금 확대가) 손실을 늘린 이유나 아니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그것 때문에 예상보다 손실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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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서로 다른 충당금 설정 비율을 적용했지만 금융감독기준상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 여신건전성 등급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5단계로 나뉘며 각 단계별로 다른 충당금 설정 비율을 반영하게 된다. 뒤쪽으로 갈 수록 충당금을 늘려야 하는 식이다. 대우조선해양 채권에 적용된 요주의 단계는 최저 7%에서 최대 19.9%까지 충당금을 쌓을 수 있다.

해당 단계에서 충당금을 보다 늘리더라도 무조건 금융감독 기준에 저촉되는 것도 아니다. 세금 등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상 회사 채권의 충당금을 크게 늘리는 게 아닌 이상 여신을 제공한 회사의 경영사정이 크게 악화돼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여신 충당금을 58%까지 쌓아두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요주의 단계의 채권을 두고 서로 다른 충당금 설정 비율을 적용했다고 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은행의 경우) 여신을 제공한 기업의 부실이 명확하게 판단되는 다양한 요건들이 있었기 때문에 등급을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 충당금을 크게 늘렸다고 해도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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