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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통상임금 소송, 결과 뒤집힌 이유는 1심선 '선급' 상여금 고정성 인정...2심선 '선급' 확증할 근거 미약 판단

신수아 기자공개 2017-05-17 10:27:14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6일 16: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 노사의 희비를 가른 통상임금 2심 소송은 정기상여금의 '고정성'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1심에서는 정기 상여금의 고정성이 인정됐으나 2심에서는 반대로 정기 상여금의 고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1년 여 전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노조측의 주장이 대부분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기업은행을 상대로 1만 2000명의 근로자에 미지급 법정수당, 퇴직금 등을 지급할 것을 주문했었다. 당시 재판부는 정기 상여금의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을 모두 인정해 이를 '통상임금'으로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통상임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기적·일률적·고정적 등 3가지 요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통상임금 소송은 이 중 '고정성'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려웠다는 점에서 당시 기업은행 노조측의 1심 소송 결과는 의미있는 소송 결과로 꼽혔다. 비록 1심이었으나 원고 주장 대부분이 인정되자 2심에서도 판결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상당하기까지 했다.

고정성이란 근로자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상관없이 말 그대로 (일정 근로에 대하여)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돈이다. 변동성이 없는 임금이라는 의미다. 쉽게 말해 성과에 상관없이 일할 계산되는 임금이다. 예를 들어 20일이 급여 지급일이고 10일에 퇴사를 했을 경우, 고정임금은 일할 계산돼 10일치만 지급이 되고 근로자도 이를 예상할 수 있다. 고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변동성이 있는 상여금은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을 근무했더라도 지급일에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면(재직자 규정) 전혀 받을 수 없다. 보통 법조계에서는 '재직자 규정'에 따른 지급 규칙과 근무 일수에 따른 '일할 계산' 여부에 따라 고정성 여부를 판단했다.

지난 1심 재판부도 실제 기업은행이 어떤 식으로 급여 체계를 운영했는지에 집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은행은 매년 연 600%의 정기상여금을 지급했다. 이때 지급일은 1월, 2월, 5월, 7월, 9월, 11월의 각 첫 영업일로 연 100%씩 지급한다. 두 달에 한번씩 미리 지급한다는 계산으로 7월 1일의 상여금은 7~8월치 상여금인 셈이다.

즉 기업은행이 첫 영업일에 상여금을 미리 지급하는 사실이 '고정성' 인정에 큰 역할을 했었다. 예를 들어 한 직원이 5월 10일에 퇴직했다 하더라도 5월 1일에 당월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미리 지급받은 상태(선급)이기 때문에 고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게 당시 1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상여금이 먼저 지급되다 보니 특정일에 근무 상태여야 한다는 '재직자 규정'도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기업은행의 근로자라면 누구나 격 월로 첫 영업일에 정기 상여금을 받는 다는 사실을 쉽게 예측할 수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1심 결과를 뒤집은 것도 바로 이 정기상여금의 고정성 여부였다.

노조측 대리인 김상현 변호사는 "핵심 쟁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라며 "1심에서는 정기상여금이 그간 선급으로 지급되어 고정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에 반대되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즉 2심 재판부는 해당 정기 상여금을 '선급'으로 인정할 만한 확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2심 재판부의 근거는 노사 협약에 '선급'으로 정기상여금을 지급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것과 일부 특별 상여금이 후급 형태로 지급 됐던 선례에 비추어 정기 상여금 역시 '후급'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규약 상에 정기 상여금을 '후급'으로 지급한다는 명시적인 규정 또한 없다"고 덧붙였다.

2심에서 사측은 각 첫 영업일에 지급하는 정기 상여금은 지급일을 기준으로 선행하는 두 달 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1월 첫 영업일에 지급하는 상여금이 앞선 11월·12월에 해당하는 상여금이라는 의미다.

앞선 변호사는 "산정기간과 지급일에 따라 선·후급을 규정한다는 민법의 태도를 감안할 때 기업은행의 정기상여금은 명백히 '선급'에 해당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3심 재판에서 이 같은 법리적인 쟁점을 다시 한번 다투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재판 내용에 대해서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며 "차후 상고 여부 등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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