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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소프트뱅크벤처스 활용법 [thebell note]

류 석 기자공개 2017-05-24 08:22:09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네이버는 소프트뱅크벤처스(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가 운용하는 창업 초기 투자 전문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넥스트미디어펀드)'에 900억 원의 '통 큰' 출자를 결정했다.

단일 민간 유한책임출자자(LP)가 이렇게 큰 금액을 국내 벤처조합에 출자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일본과 한국에 있는 두 회사 '윗분'들 간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올 정도다.

넥스트미디어펀드의 약정총액은 973억 원이다. 네이버가 가진 지분율이 90%를 웃돌고, 투자 자문위원으로 네이버 측 인사가 2명이나 들어가 있다. 사실상 네이버가 자금을 대고 투자처 발굴에도 참여하는 네이버펀드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네이버가 900억 원이라는 자금을 직접 투자하지 않고, 소프트뱅크벤처스에 손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 통상 펀드 관리보수가 약정총액의 2~3% 정도라는 점을 생각하면, 비용도 만만치 않다. 네이버가 겉으로 내세운 출자 목적은 투자운용처 다양화와 여유자금 운용수익률 제고다.

하지만 단순히 수익만 생각하고 넥스트미디어펀드에 출자를 결정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벤처조합의 경우 수익 창출과 함께 벤처기업 육성 및 지원이라는 공공의 성격도 함께 갖고 있어서, 다른 사모펀드(PEF)와 비교해 수익률이 높지 않다. 특히 벤처조합 중에서도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창업 초기기업 투자 펀드는 더욱 그렇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가진 해외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매력을 느꼈을 것이다. 전 세계 투자 시장에서 네이버는 몰라도 소프트뱅크를 알고 있는 스타트업이 더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무리 콧대 높은 해외 스타트업이라도, 소프트뱅크의 투자 제의를 뿌리치기는 쉽지 않다.

또 소프트뱅크벤처스는 국내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탈로서 인력 대부분이 한국인들로 구성돼 있다. 한국인 투자심사역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네이버의 구미에 맞는 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해줄 수 있는 운용사로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안성맞춤이다.

아울러 스타트업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이 아닌 벤처조합을 통함으로써, 향후 지분 매각의 용이함, 주어지는 세제 혜택 등도 네이버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네이버는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일본의 거대 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벤처캐피탈이다. 한국과 일본의 정보통신기술(ICT) 대표 기업 간 협력이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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