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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업' 딱지 떼는 편의점업계 [thebell note]

노아름 기자공개 2017-05-25 08:23:50

이 기사는 2017년 05월 23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생 이슈는 편의점업계의 아킬레스건입니다. 세븐일레븐이 세탁서비스에 특화된 편의점을 내놓고도 이를 확대하지 않는 것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며칠 전 만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본사가 신사업 추진 속도를 늦추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참석한 내부 위기대응회의의 분위기를 전하며 "위법 여부와는 별개로 여론을 예측하는 데 신경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며칠 새 공정거래위원회발(發) 새 바람이 불며 편의점업계가 손익계산에 한창이다. 지난주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가 내놓은 청사진에 가맹점 등 골목상권 문제에 대한 사실 확인 계획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다수가 가맹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편의점은 공정위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가맹사업법을 준수하고 있어 자신 있다"고 표정 관리하는 곳이 있는 반면 "오히려 이 참에 부정적으로 인식된 가맹사업자-점주 간 관계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자"며 반기는 곳도 있다. 덮어놓고 '나쁜 기업'으로 매도당하기보다 잘잘못을 따질 장을 마련하는 게 낫다는 의미에서다.

한때는 점주가 자살을 택하게 만들 정도로 대화에 인색하다고 여겨졌던 게 편의점업계다. 하지만 이제는 각사 나름의 방식으로 '나쁜 기업' 딱지를 떼기 위한 노력에 한창인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이 방어전을 펴고 있다면 상생을 위한 소통에 적극적인 곳도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처음 개최한 가맹점주 대상 바둑대회를 올해 2회로 늘릴 계획이다. 가맹본사는 프로기사를 섭외해 교육을 지원했고 점주와 얼굴을 맞대는 자리를 수차례 가졌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주 무인점포를 오픈하며 '일자리 감소 대책'을 함께 발표했다.

물론 무인편의점 오픈으로 근로자가 단순계산 업무에서 자유로워졌다고는 해도 고급일자리가 바로 생기진 않는다. 대회 개최로 가맹본사와 가맹점주의 거리가 급격하게 가까워지기도 힘들다. 다만 가맹본사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 심리를 알고 있으며 해결책 또한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바둑대회를 통해서는 대면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읽혔다.

이처럼 편의점업계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뀐 와중에 공정위의 유통채널 점검 예고는 시의적절해 보인다. 새 정부와 업계가 마련할 상생 모델로 편의점업계는 '나쁜 기업' 프레임에서 자유로워지고 가맹점주는 만족도를 높여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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