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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수펀드, 동기부여 안 되는 판매사 수수료 높은 A클래스 제외, 회전율 높이기 '환매 러시' 우려

장소희 기자공개 2017-06-07 13:51:36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2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펀드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성과보수 펀드가 첫 선을 보인 가운데 이를 판매해야 하는 은행, 증권 등 판매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객들의 개별 수수료 산정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등 부담이 큰 반면 적극적으로 상품을 판매할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수수료 수익이 컸던 A클래스 설정이 제외되는 등 판매 성과를 올리는데 제한이 가해지며 성과보수를 내기 앞서 고객에 환매를 권하고 다른 상품에 가입시켜 수익을 올리는 행태가 만연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과 증권 등이 순차적으로 성과보수 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 펀드판매채널인 펀드슈퍼마켓도 이날부터 성과보수 공모펀드 판매를 개시했다.

성과보수 펀드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공모펀드를 활성화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제안해 이번에 시행됐다. 고정적인 운용보수는 최소 수준으로 정하고 목표수익률을 제시한 뒤 이를 넘어서면 성과보수를 받는 구조다. 현재 출시된 성과연동보수 펀드는 은행예금 금리의 두 배 이상 수준인 3~5%를 목표수익률로 잡고 이를 초과하는 수익의 15~20%를 성과보수로 받는 형태다.

성과를 얼마나 냈느냐에 연동해 보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성과보수 펀드에는 선취수수료를 떼는 A클래스는 설정되지 않는다. 후취수수료를 내는 C클래스로만 이 펀드를 출시하기로 정책이 결정됐다.

문제는 이 같은 펀드 클래스의 제한 때문에 판매사들이 성과보수 펀드를 판매하는데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취수수료를 떼는 A클래스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경우 후취수수료를 떼는 클래스를 판매한 것에 비해 수수료 단위 자체가 클 수밖에 없고 성과 기여도도 더 높다. 실제로 높은 수수료의 상품을 판매하는 게 판매사 직원들의 성과평가(KPI)에 유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판매사 관계자는 "수수료가 어느 수준인지도 판매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판매를 할지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개인 KPI에 이런 실적이 반영되는데 애초부터 수수료 수익이 큰 A클래스가 없는 성과보수 펀드를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팔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성과보수 펀드를 판매했더라도 단기간 안에 고객에게 환매를 권유하는 사례가 넘쳐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목표수익률로 정한 3~5% 수준의 수익률에 도달하기 직전에 고객에게 환매를 권하고 새로운 상품을 가입시켜 상품의 회전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부족한 성과를 메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보수 펀드가 판매사 입장에선 기존 펀드보다 수익이 덜 나는 상품이기 때문에 고객이 빨리 환매해서 다른 성과보수 펀드로 갈아타거나 아예 다른 펀드에 새로 가입하는 식으로 회전율을 높이는 방법을 쓸 수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목표수익률을 넘어선 후 초과수익에 대해 높은 성과보수를 지급하지 않으려고 조기에 환매에 나설 이유는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고객 개개인의 수수료 산정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점은 판매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펀드 마다 매일 정해지는 기준가를 기준으로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면 되는 간단한 시스템이었지만 성과보수 펀드에 대한 수수료 산정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시점에 펀드에 가입한 고객 계정을 개별적으로 따져봐야 해 시스템 보완작업이 필수다. 이는 곧 판매사들의 비용으로 연결된다.

또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공모펀드를 활성화 시키고 투자자들의 권익을 향상시킨다는 제도 도입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익이나 비용문제에 직면해있는 사업자들의 입장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제대로 이 펀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판매사와 운용사 쪽 시장 참여자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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