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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발전의 자신감, 석유공사와 동급 위상 입증 타이트한 금리 책정, NIP 제로 수준…한국물 금리 피로도는 여전

이길용 기자공개 2017-06-15 17:16:47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만에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 복귀한 한국동서발전이 성공적으로 딜을 마무리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많이 완화되면서 금리를 공기업 대표 이슈어(Issuer)인 한국석유공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사실상 이번 발행을 통해서 지불한 뉴이슈프리미엄은 없는 수준이다.

동서발전은 지난 12일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을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을 개시했다. 5년물 단일 트랜치(tranche)로 시장에 나갔고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12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주문을 마감한 결과 만족스러운 주문들이 몰리면서 동서발전은 105±2.5bp로 가이던스를 수정했다. 수정 전에 최대 주문 물량은 15억 달러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던스를 20bp 축소시키면서 5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이탈했고 최종 오더북(orderbook)은 102개 기관, 10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는 하단인 102.5bp로 결정됐다. 쿠폰 금리와 발행수익률(Yield)는 각각 2.625%와 2.808%를 기록했다.

지역별 배정 물량은 아시아가 79%를 차지했고 유럽과 미국은 각각 12%와 9%를 가져갔다. 투자자 별로는 은행과 펀드가 각각 53%와 26%의 물량을 확보했으며 보험사와 PB가 16%와 5%를 배정받았다.

한국물은 꾸준히 크레딧이 개선되면서 투자자 수요를 이끌어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발전 자회사인 동서발전이 공기업 대표 이슈어인 석유공사 수준으로 금리를 책정하면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한국물의 타이트한 금리 수준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지적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3월 3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 5년물과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로 트랜치를 나눠 각각 5억 달러씩 조달했다. 전문가들은 석유공사가 이 때 발행한 5년물 채권의 유통금리(G-Spread)가 현재 102~105bp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동서발전이 102.5bp에 스프레드를 결정하면서 석유공사와 비슷한 금리 수준에서 조달을 마무리했다.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가능했던 일인 것으로 해석된다.

석유공사와 동서발전 모두 공기업으로 등급이 같지만 한국물 시장에서는 미묘한 위상의 차이가 있다. 석유공사는 매년 10억 달러 이상씩 조달하는 공기업의 대표 이슈어다. 3년 만에 글로벌본드를 찍은 동서발전보다는 투자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부가 직접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한국전력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서발전과는 다른 대접을 받는다. 외화 공모 채권을 찍을 때는 국내 투자자에게 20% 이상 물량을 배정할 수 없다. 발전 자회사인 동서발전은 이 규정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정부나 정부가 지분을 직접 소유한 곳들은 예외다. 석유공사는 20% 이상 물량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얼마든지 넘길 수 있다. 이런 위상의 차이가 있음에도 동서발전은 뉴이슈프리미엄(NIP)을 사실상 지불하지 않고 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3년 만에 복귀한 이슈어가 이런 수준의 금리를 책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금리 수준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단기 금리의 흐름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단기물인 2년물과 3년물은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5년물 이상의 장기물은 하락세다. 특히 가장 금리가 가장 높았던 3월을 기준으로 보면 5년물 이상의 장기물은 40bp 정도 내려간 모습이다. 한국물은 안정적인 크레딧을 바탕으로 5년물 이상의 장기물을 도전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데 미국 국채 금리가 빠지면서 더 높은 스프레드를 요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서발전이 타이트한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하면서 1/3에 해당하는 주문이 딜 과정에서 빠져나갔다"며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하는 금리 수준이 맞지 않을 경우 이탈하는 투자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국채 금리 만기별 추이
출처 : 미국 재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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