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1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간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스왑은 상호 대주주의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사주를 활용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4차 산업 협력 등 사업적 제휴 관계는 덤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6일 자사주 5000억 원어치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의 주식스왑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일정 기간 동안 주식 매각을 제한하고 서로 보유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제3자에게 지분을 처분하고자 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경영권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자본확충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로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7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일종의 수신 기능을 하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를 할 수 있게 되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자기자본 8조 원 요건에 성큼 다가섰다.

또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대주주의 지배력도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대우의 최대 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8.94%에 불과하다. 막대한 규모의 자사주는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지배력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자사주를 시장에 매각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의결권이 되살아나 미래에셋대우를 안정적으로 지배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사주를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또한 마찬가지다.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4.6%의 낮은 지분율로 네이버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도 12.6% 달하는 자사주 덕분이다. 섣불리 자사주를 매각할 경우 네이버도 적대적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각각 대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형태의 자사주 스왑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업적 제휴 효과는 덤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해 디지털금융, 해외사업 진출, 성장기업 발굴 등에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네이버와 국내외 디지털금융 비즈니스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금융과 관련된 인공지능(AI) 공동 연구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대환 경영혁신부문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잉해 네이버와 확고한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과 IT 기술을 융합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금융 콘텐츠와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AI 등의 기술과 금융 콘텐츠가 결합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보이는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