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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2강 '11번가·이베이코리아', 실적 엇갈린 이유는 [치킨게임 E-커머스]'선점 효과' 누린 이베이…공격적 마케팅으로 실적 악화한 11번가

이서윤 기자공개 2017-07-04 08:20:48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3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와 SK플래닛은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선 이베이코리아가 훨씬 앞선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안정적 이익을 내는 이베이코리아와 달리 SK플래닛은 사세 확장을 하느라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와 SK플래닛(11번가)의 총거래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은 각 12조원, 7조원 수준이다. 이들은 통신판매중개업체로(오픈마켓) 거래를 연결시켜주는 중개자 역할만 한다. 시장 점유율은 G마켓 38%, 11번가 32%, 옥션 26% 순이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이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두 회사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2001년 옥션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 G마켓까지 사들이며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8633억 원으로 G마켓 인수 직전인 2008년에 비해 4배가량 증가했다. 2008년 2000억 원대에 불과했던 자기자본은 지난해 1조2700 억원까지 축적하며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도 양호하다. 2012년 영업이익률이 3.1%로 떨어졌던 것을 제외하면 지난 6년 동안 영업이익률은 7~10% 수준을 나타냈다. 모회사인 미국 이베이(eBay)가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베이 실적 그래프
출차: 이베이코리아 감사보고서

선점효과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국내 진출 후 1위 사업자로서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손익 관리에 중점을 둘 수 있었다. 온라인 기업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도 없다. 모기업 배당이나 로열티 비용 지급도 하지 않았다. 차입금도 없다.

직매입 판매는 하지 않았다. 수익성 측면에서 판매 중개에 집중한 수수료 매출을 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전략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오히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검색 기능 강화 등 정보기술(IT) 분야 투자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스마트배송과 스마일페이 등 새로운 서비스와 글로벌 운영을 통한 온라인수출(역직구)과 같은 연계사업들이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수 업체가 시작한 직매입은 사입 비용과 재고 부담으로 위험이 큰 사업이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플래닛의 실적은 불안정하다. 11번가 브랜드는 2008년 SK텔레콤 사업부 형태로 시작됐다. 이후 SK플래닛이 지난해 2월 11번가를 운영하던 커머스플래닛을 합병하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본격화했다.

후발주자임에도 7년여 만에 시장점유율을 32%까지 끌어올리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11번가 어플리케이션과 온라인 사이트 순방문자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할인쿠폰 제공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럽페이 연계 및 SK텔레콤 고객 데이터 무료 등 서비스를 강화한 점도 영향을 줬다.

SK프
출처: SK플래닛 감사보고서

성장만큼 투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트래픽 증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 2015년부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자체 배송브랜드인 'NOW배송' 서비스를 개시했고 최근 가공식품과 생필품에 한해 직매입에도 나섰다. 터키와 인도네이사,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에도 진출했다. 이로 인해 이듬해 적자 폭이 3650억 원으로 늘었다.

회사의 성장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플래닛이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로부터투자 유치 작업을 벌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SK그룹은 SK플래닛을 신세계, 롯데가 영위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과 합쳐 신규회사를 세우기로 하고 합작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최대 1조원 규모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작업의 연장선상이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단기간에 이루기 어렵다는 평가다. 회사는 2019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덩치를 키울수록 마케팅 비용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도 변수다. 그나마 올 1분기 SK플래닛 적자가 5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약 530억원)와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직매입 판매 역시 부담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직매입 사업은 제품 구입과 물류창고 임대, 재고관리 등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는 요소들이 많다. 소셜커머스 3사가 적자와 자본잠식에 빠진 것도 직매입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데 따른 결과다.

11번가 측은 "올해부터 서성원 대표로 수장이 바뀐 이후 수익성을 좀더 챙기자는 기조가 강해졌다"면서 "지난해까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쿠폰 발행과 같은 비용 지출이 컸지만 올해부터는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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