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카드, 독립보다 '자율성 강화' 선택한 까닭 은행 내 CIC로 운영…분사시 인건비 증가·영업효율성 저하 부담
원충희 기자공개 2017-07-11 09:58:2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0일 16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은행 NH카드분사(이하 농협카드)는 별도 카드사로 독립하는 것보다 '자율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농협카드는 당초 분사를 고려해 CIC(Company in Company) 형태로 설립됐으나 카드시장 여건 악화, 독립 후 인건비 부담 증가 등 분리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한동안 농협은행 소속으로 남게 됐다.농협금융지주는 지난 7일 '2020 경영혁신 토론회'를 열고 농협카드의 독립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품·예산·조직·인사 등에서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조만간 수립해 내년 경영계획 및 조직개편에 반영할 예정이다. 분사보다 농협은행 내에 두고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다.
농협카드는 원래 별도 카드사 설립을 염두에 두고 농협은행 내 CIC 형태로 만들었다. 지난 2008년에 NH카드분사로 명칭을 바꾼 것도 독립법인 추진 작업의 일환이었다. 당시에는 농협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들의 카드부문 분사가 줄을 이었다. 2009년 11월 하나카드가 하나은행에서 독립했으며 2011년 3월 KB국민카드가 국민은행으로부터 분리됐다. 2013년 4월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에서 분사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카드 분리에 대해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별개의 카드사를 설립하는데 드는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우선 분사할 경우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농협카드 소속 임직원은 500여명,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가진 KB·삼성·현대카드는 정규직만 1500~1600명 정도다. 단순 계산하면 독립 후 지금의 영업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선 3배 가까운 인력확충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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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카드시장 성장성은 내리막길이라고 판단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각종 규제가 강화된 탓이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카드산업은 수수료에 대한 규제가 심해질 뿐 아니라 비명시적인 규제가 워낙 많다"며 "수수료 규제에 따라 농협카드의 수익이 떨어졌고 그걸 다른 사업에서 커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사를 하면 전업사로서 여행업 등 새로운 부가업무를 줘야하는데 그로 인한 수익효과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영업망 활용도 어려워진다. 농협카드의 최대 강점은 농협은행 1160개 지점과 농협단위조합(1133개) 소속의 4400여 개 점포 등 전국 최다 규모의 영업 네트워크다. 농협은행에 속해있는 농협카드로선 고객정보 공유, 영업점포 활용 등이 수월하다. 그러나 분사 후 별개의 법인이 되면 지금 같은 수준의 영업 인프라 공유가 힘들어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농협카드가 카드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선 은행고객 기반에서 벗어나 신용카드 고객에 최적화 된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은행 내 CIC 형태로 운영되는 농협카드의 분사가 어렵다면 상품, 인사, 예산 등에서 독립법인에 준하는 권한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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