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캐피탈만 손실 보전…구주 투자자 '화났다' [클리오 오너 구주매각②]RCPS 상환 후 낮은 단가로 재발행…회사측 "전략적 투자자에 대한 배려 차원"
양정우 기자공개 2017-07-17 08:21:15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2일 15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클리오는 클리오2우선주(전환상환우선주, RCPS)의 전환가액을 리픽싱(Refixing)한다고 공시했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인 L캐피탈이 보유한 RCPS의 전환가격이 조정된 것이다.상장사가 발행한 RCPS나 메자닌이 주가에 따라 리픽싱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조정 소식이 들릴 때마다 지난해 7월 L캐피탈과 같은 시기, 동일한 밸류에이션으로 구주를 산 투자자들은 공분하고 있다.
구주와 신주(RCPS)는 투자 리스크가 다를 수밖에 없다. 구주는 RCPS와 달리 리픽싱 옵션을 적용받지 못한다. 이 평범한 자본시장의 법칙을 돈을 잃은 전문 투자사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공분의 시계는 지난 4월 클리오가 단행한 딜에 맞춰져 있다. 당시 클리오는 "L캐피탈이 573억 원 규모의 RCPS를 전량 상환한 동시에 L캐피탈을 상대로 566억 원 규모의 RCPS를 재발행한다"고 밝혔다. L캐피탈이 지난해 중반 처음으로 인수한 RCPS의 전환가액은 5만 1400원. 올 들어 재발행으로 취득한 RCPS는 4만 1000원으로 20%나 낮아졌다.
클리오는 지난해 7월 1주당 5만 1400원을 기준으로 잡아 프리IPO를 단행했다. 신규 RCPS는 L캐피탈이 가져가고 한현옥 대표의 구주는 앱솔루트자산운용(70억 원), NH투자증권(30억 원), 송현인베스트(30억 원) 등이 인수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주가는 공모가(4만 1000원)부터 기대에 못 미쳤고 상장 이후 속절없이 추락했다. 이런 시점에 L캐피탈의 RCPS만 공모가 수준의 낮은 전환가액으로 재발행해주자 구주 투자자들이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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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가 단행한 이번 딜은 국내 자본시장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1년여 만에 밸류에이션을 낮춰 신규 RCPS를 발행하면서 기존 투자자에 잠재적 손실을 안겼을 뿐 아니라 특정 투자사만 손실을 보전해줬다는 게 구주 투자자의 하소연이다.
만일 클리오가 비상장 기업이었다면 즉각 법적 이슈가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다. 한 차례 투자를 유치한 뒤 1년이 채 되지 않아 다시 밸류에이션을 낮춰 투자를 받으면 증여 의제가 이슈화 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후자쪽 투자자가 특혜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셈이다.
클리오 관계자는 "일단 법적으로 구주 투자자를 구제할 방법이 전무하다"며 "클리오는 주가 회복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고 향후 주가가 구주 매입가를 넘어설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L캐피탈에 RCPS를 재발행할 수밖에 없는 속내도 꺼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클리오 입장에선 L캐피탈이 놓칠 수 없는 전략적 투자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캐피탈은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자 기존 RCPS를 상환할 수밖에 없었다"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선 가격을 낮춰 RCPS를 다시 발행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클리오2우선주(L캐피탈 보유)는 지속적으로 전환가액이 조정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첫 번째 리픽싱으로 전환가액이 4만 1000원에서 3만 9627원으로 낮아졌다. 7월12일 기준 클리오 주식은 코스닥 시장에서 1주당 3만3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환가액이 떨어지면서 L캐피탈이 전환할 수 있는 클리오 주식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본래 지난해 중반 발행한 RCPS로는 보통주 111만 4785주(전환가액 5만 1400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전환가액이 3만 원 대로 진입하면서 총 142만 9102주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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