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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안갯속 계열분리…'방향타' 핵심자산은 [오너십의 탄생]③현대그린푸드 지분확보 관건, 정지선 '현대百'·정교선 '현대홈'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7-08-08 08:24:52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쌍두체제다. 물론 대표 수장은 장남 정 회장이다. 정 회장은 그룹 대표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의 최대주주다. 여기에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의 2대주주 자리도 꿰차고 있다. 여기에 두 계열사 대표이사직도 정 회장이 직접 맡고 있다.

하지만 차남 정 부회장의 지배력 역시 만만치 않다. 현대그린푸드 최대주주가 바로 정 부회장이다. 형보다도 2% 가량 지분이 더 많다. 계열사 중에서 유일하게 현대홈쇼핑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백화점
*현재 가치는 7월 19일 종가 적용

전체 그림을 놓고 보면 두 형제가 지주사격인 현대그린푸드를 함께 지배하면서 각자 주요 계열사 경영을 독립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는 궁극적으로 소유와 지배과 완전히 나눠지는 계열분리 수순을 두 오너들이 밟아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쌍두체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급박하게 계열분리가 진행되기 보다는 지배구조 중추인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선행 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두 형제는 소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늘리는 전략을 펼쳐나가게 된다. 정 회장의 최고 핵심 자산은 현대백화점이다. 보유 지분율이 17%에 달하며, 그 가치만 4300억 원이 넘는다. 현대그린푸드가 지주사로서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재 12%에 불과한 현대백화점 지분율을 더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정 회장과 지주사 요건을 갖춰야하는 현대그린푸드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단순하게 현대백화점 지분을 현대그린푸드에 넘기고 그 대가로 현대그린푸드 신주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정 회장은 추가로 20% 가량의 지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지분까지 더해 정 회장은 단숨에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 현대그린푸드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또 다른 지배구조 핵심 축인 정 부회장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두 개다.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외에 현대홈쇼핑과 현대HCN 지분을 각각 9.51%, 3%씩 갖고 있다. 시가로 따지면 현대홈쇼핑 지분가치가 1524억 원, 현대HCN이 140억 원 정도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과 마찬가지로 현대홈쇼핑 지분율이 낮다. 현재 15% 조금 넘는 지분을 갖고 있을 뿐이다. 지주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을 최소 20% 갖고 있어야 한다. 현대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상호 지분 교환 절차 진행이 가능한 이유다. 지분 맞교환 시 정 부회장 역시 추가로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획득할 수 있다. 다만 교환 규모가 정 회장보다 적기 때문에 2대주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두 형제는 지주사로 탈바꿈한 현대그린푸드 지배력을 양분하면서 현재와 같은 계열사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 약한 단계의 계열분리 시나리오인 셈이다.

직접적인 계열분리에 나서더라도 보유 지분이 총알이 될 수 밖에 없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정 부회장이 현대홈쇼핑을 중심으로 완전히 독립하는 그림이다. 실제 정 부회장은 계열사 중에 유일하게 현대홈쇼핑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미 독자 경영 행보를 걷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홈쇼핑은 패션 계열사 '한섬'과 케이블 방송 사업자 '현대HCN'의 최대주주다. 그 자체로 하나의 그룹사 면모를 갖추고 있다. 홈쇼핑과 방송, 패션은 유통 내에서 특수한 사업 부문인 만큼 계열분리 후에도 후폭풍을 최소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 부회장 입장에서는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밑천으로 활용해야만 현대홈쇼핑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정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 보유분 시가는 2600억 원에 달한다. 현대그린푸드가 갖고 있는 현대홈쇼핑 지분 15.5%와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린푸드 지분 15.28%간 맞교환도 고려해 볼 수있는 카드다.

결국 두 형제 모두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에 따라 전체 지배구조 재편 운신의 폭이 결정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3세 승계 단계로 넘어오면서 자녀들 간에 비슷한 지분율로 지배구조가 유지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이 지배 주도권을 쥐고는 있지만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의 지배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자산 재분배가 불기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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