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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KAI 검찰 수사 몰랐을까 감사원 고발 2년전 이미 공개, '애물단지' 주고받은 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7-21 09:00:41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0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현물출자 거래 전부터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검찰 고발 사실이 이미 공개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결론적으로 산업은행이 부실 경영한 대우조선해양을 도운 대가로 애물단지만 넘겨받은 셈이 됐다.

감사원이 KAI 비위사실을 검찰에 고발한 건 2015년 말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들어 새롭게 드러난 얘기처럼 거론되고 있지만 당시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됐던 사실이었다. 감사원은 그 해 10월 KAI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검찰 고발 사실도 이 때 알렸다. 그 뒤로 수사가 지지부진 미뤄졌던 것은 사실이나 고발장이 접수된 이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산업은행은 감사원 발표 이듬해부터 KAI 지분을 수출입은행에 넘겨주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6년 6월 5000억 원 상당의 KAI 주식 214만 1479주 현물출자로 물꼬를 텄다. 산업은행은 대주주이자 경영을 도맡고 있던 대우조선해양 부실로 수출입은행 자본건전성이 크게 약화되자 정부와 논의 하에 자본을 확충해주기로 하고 KAI 지분을 출자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그나마 남겨뒀던 KAI 지분도 대부분 수출입은행에 넘겼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30일 1조 10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인 KAI 지분 18.67%를 산업은행으로부터 넘겨받으면서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기존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 보유 지분은 0.31%까지 떨어졌다. 이번 현물출자도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참여로 크게 약화된 수출입은행 자본건전성을 보강해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을 대거 출자받으면서도 검찰 수사가 크게 확산될 가능성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대주주로서 지분을 들고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KAI의 경영현황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지 못하고 현물출자시 주가에 따른 자본확충 효과만 살펴봤을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이를 미리 생각했다면 다른 자산을 요구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바꿔 말해 최대주주였던 산업은행은 이를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어쨌든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을 넘겨받은 탓에 최근 고심만 더 커졌다. 최대주주로 올라선 지 불과 한 달도 안돼 잠잠했던 검찰 수사가 수면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14일 KAI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개발비를 횡령한 사실을 적발하고 시작된 수사였다. 바로 2015년 10월 감사원에서 고발한 내용이었다.

이번 검찰 수사는 KAI를 떠나 정계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하성용 사장과 전·현직 KAI 임직원 십 수명을 비롯해 방위사업청에 대한 수사로까지 번졌다. 이번 사태 배경에 전 정권 유력 인사들이 개입돼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수사 대상이 과연 어느 정도 선까지 올라서게 될 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전 정권 방산비리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산업은행으로부터 KAI 지분을 넘겨받아 자본적정성을 올릴 수 있었던 수출입은행은 이로 인해 자본확충 효과가 크게 반감됐다. 검찰 수사 탓에 KAI 주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당 5만 7000원에 받은 KAI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5만 1000원으로 벌써 10% 넘게 빠졌다. 현물출자를 받은 지 한 달도 안돼 1000억 원대 가치가 증발해버렸다. 최근 반짝 오름세를 보인 KAI 주가는 3만 원선까지 하락할 것이란 증권가 관측마저 나온다.

KAI 지분을 내년 초까지 매각하려던 수출입은행의 계획도 이로 인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은 내년 바젤Ⅲ 도입으로 상장사 보유주식 위험가중치를 100%에서 300%로 책정해야 한다. BIS비율 산정시 분모에 들어가는 위험가중치 자산이 확대되면 자본건전성은 그만큼 악화될 수 있다. 산업은행의 15% 이상 비금융 출자사 지분 매각 계획, 기업은행의 KT&G 지분 매각 계획 등도 이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경영을 이끌어온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조정에 참여한 대가로 KAI란 애물단지만 넘겨받은 셈이 됐다. 매각 계획마저 꼬이면 추가적인 자본 확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올해 말 KAI 주가 추이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당장 흐름을 봤을 때는 당분간 회복세를 보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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