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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인베의 '영화전문펀드' 실험 [thebell note]

이호정 기자공개 2017-07-31 07:01:00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7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부터 미국 할리우드에 한국영화를 공급하는 영화전문펀드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당시 대교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할리우드 영화배급사가 펀드레이징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연내 펀드를 조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할리우드 영화배급사를 앵커 출자자(LP)로 참여시키고 국내 자본을 매칭해 펀드를 결성하는 것 자체가 처음 시도되는 형태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판권이나 지식재산권(IP)만 넘기던 기존 형태에서 벗어나 투자한 영화의 스태프를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리메이크 작품에 참여시키는 계획도 솔깃하게 들렸다.

하지만 해당 펀드는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유는 간단하다. 펀드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수익률에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보니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선뜻 매칭에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교인베스트먼트의 입장과 달리 할리우드 영화배급사의 펀드레이징 관심도도 예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크게 흥행했던 '쉬리', '올드보이', '공동경비구역 JSA' 등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됐던 작품들이 하나 같이 실패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일정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상황에 따라 고정비(스태프 인건비) 지출 등의 리스크까지 껴안아야 하는 대교인베스트먼트의 계획이 탐탁찮을 수밖에 없다.

다만 한국영화 시장의 투자환경이 파이 확대로 최근 몇 년 새 크게 바뀌었단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20세기 폭스'와 '워너브라더스' 등 글로벌 배급사들의 입김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졌고, 크라우드펀딩 만으로도 영화 제작이 가능해졌으니 말이다.

최근 만난 대교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과거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마중물 삼아 한국영화 시장의 발전을 이끌어 왔던 벤처캐피탈들이 지금은 설 자리조차 위협받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측면에서 대교인베스트먼트의 프로젝트는 설령 실패로 끝난다 해도 한국영화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동인(動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과 모험자본 공급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교인베스트먼트의 도전이 시작도 못한 채 맥없이 끝나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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