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27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장님이 3시간 넘게 형광봉을 흔들며 공연을 즐기셨어요."얼마 전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KB 리브&락스타 콘서트'. 여기에 참석했던 국민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목격담이 회자되고 있다. 그날 콘서트에는 아이돌 트와이스를 비롯해 딘, 크러쉬, 다이나믹듀오, 윤미래, 타이거JK 등 힙합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항상 노란넥타이에 단정한 양복차림을 했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55년생 그가 젊은 층이 좋아할만한 힙합, 아이돌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잘 상상되지 않았다. 윤 회장이 콘서트장을 찾았던 배경은 뭘까. 작년부터 이어진 국민은행의 유스(Youth)고객 사업을 생각해보면 짚이는 부분이 있긴 하다.
리브&락스타 콘서트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7월 생활금융플랫폼 리브(Liiv)의 런칭을 기념해 개최했던 '2016 리브 콘서트'의 후속행사다. 윤 회장과 국민은행 임직원들을 비롯해 무려 8000여명 관객들이 공연을 즐겼다. 콘서트 이름은 KB의 모바일플랫폼 리브와 20대 고객 전용블로그 락스타에서 따왔다. 모두 유스고객이라 불리는 젊은 층을 위한 채널이다. 콘서트 역시 유스고객 취향에 맞췄다.
솔직히 유스고객은 은행수익의 기여도가 높은 고객층은 아니다. 아직 자생적인 경제력을 갖추지 못해 금융서비스를 사용할 일도 별로 없는 세대다. 대출, 자산관리, 신용카드 등 소위 돈 되는 금융상품은 보통 30대 이상부터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국민은행이 8000여명 규모의 콘서트를 2년 연속 개최한 이유는 장래고객 확보를 위한 것이다. 지금은 흥미차원에서 리브를 쓰고 락스타 블로그를 즐기는 유스고객은 향후 취업,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KB금융의 대출과 카드, 보험상품을 애용하는 고객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고등학생 시절 국민은행에서 개설한 첫 통장을 지금도 급여계좌로 쓰고 있다. KB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KB의 실손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십 수 년 전 까까머리의 고교생은 사회인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KB금융의 고객이 됐다.
미래고객 투자는 KB금융그룹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리브 어플리케이션 출시, 락스타 블로그 전면개편, 대규모 콘서트 추진 등은 윤 회장이 적극 밀었던 사업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확보한 유스고객은 당장 수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향후 KB금융의 기반이 될 것이다. 윤 회장의 미래고객 공략법이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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