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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주가 '급락'…수은, 확충자본 증발 '울상' 산은서 받은 1.1조 주식 7400억대로, BIS비율 '비상등'

김장환 기자공개 2017-08-04 10:34:32

이 기사는 2017년 08월 03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검찰의 분식회계 혐의 수사 소식으로 한국항공우주(KAI) 주가가 급락하면서 수출입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지원 대가로 산업은행으로부터 현물출자 받은 KAI 주식 가치가 순식간에 35% 넘게 증발했기 때문이다. 오는 9월 말 기준 주가가 현재와 비슷하거나 혹은 하락하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추진해야 할 수도 있다.

3일 오전 장중에서 KAI 주가는 4만 700원대까지 하락했다. 전일 종가 4만 3800원 대비 7.08% 떨어진 수준이다. 1일 종가가 5만 2500원이었다는 점을 보면 불과 이틀 만에 22% 넘게 주가가 빠졌다.

KAI 주가 급락 이유는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 소식 탓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가 지난달 14일 경남 사천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 압수수색에 착수하며 첫 수사 소식을 전했을 때만해도 어느 정도 주가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국내 유일무이한 국산 군용항공기 제작 방위산업체란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분식회계 수사 소식은 주식 시장의 이 같은 기대감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됐다. 검찰이 가늠하고 있는 KAI 분식회계 규모는 수조 원대다. 아울러 전 정권의 방위산업 비리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로 드러나면 회계장부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내에 불거질 가능성이 높은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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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면서 수출입은행은 그 누구보다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6월 30일 산업은행으로부터 KAI 지분 18.67%를 현물출자 받아 단번에 최대주주(지분율 26.41%)로 올라섰다. 대우조선해양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삼은 적정 비율 10%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뤄진 자본 확충이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KAI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산업은행으로부터 확충받은 자본금 상당수가 희석됐다. 수출입은행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받을 당시 KAI 지분 가치는 주당 6만 4100원, 총 가치로는 1조 1669억 원에 달했다. 이날 오전 기준 주가(4만 750원)로 환산하면 해당 지분 가치는 7409억 원대까지 떨어졌다. 산업은행으로부터 확충한 자본금의 36.5% 넘는 수준이 증발한 셈이다. 기존 보유 주식까지 고려하면 이로 인해 사라진 자본금 규모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수출입은행이 KAI 지분을 출자 받은 덕분에 BIS 비율 10%를 간신히 넘겨둔 상태였다는 점이다. 수출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BIS비율은 10.8%대로 전해진다. 3분기보고서가 종료되는 시점인 오는 9월 말 기준 KAI 주가가 현재 수준이거나 하락하고 여기에 순손실까지 겹치면 자본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BIS 비율이 정부 규제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까지 떨어지게 되면 추가 자본 확충을 재차 추진해야 할 수도 있다.

정작 수출입은행은 지난 몇 년간 수차례에 걸친 수조 원대 자본 확충으로 '혈세 낭비' 논란을 불러왔다. 추가 자본 확충을 정부에 요청하기가 그만큼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이번 사태를 부른 근본 원인이 감사원의 검찰 고발 사실을 알고도 KAI 주식을 넘긴 산업은행에 있어 보인다는 점도 주목된다. 양측이 이를 두고 협의에 나설 여지도 엿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산업은행이 KAI 지분을 수출입은행으로 넘긴 배경 역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찰 쪽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현물출자도 석연찮은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여부를 보고 있다고 들었다"며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서 KAI 관리·감독업무를 소흘히 한데다 2015년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직후부터 수출입은행에 지분을 넘기기 시작한 것도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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